감성시대와 학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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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시대와 학교교육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09.0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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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기나 청소년기는 감수성이 강하다. 자연의 미세한 변화에도 큰 감동을 느끼고, 한없이 사람을 그리워하며 정념에 빠져들다가도 터무니없이 좌절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미래를 향한 벅찬 비전에 우쭐하다가도 너무나 쉽게 미래를 포기하기도 한다. 마음의 뿌리가 굳건히 내려지지 못해 조그만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만다. 그래서 청년기를 ‘폭풍의 언덕’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 시기는 좌절하기도 쉽고, 자만하기도 쉽다. 또한 그 마음이 백지 같아 무슨 색을 칠해도 선명하게 물든다. 따라서 청소년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인생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가능성이 많으면서도 깨지기 쉬운 청소년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서는 훌륭한 가정교육과 좋은 친구, 선생님, 사회 환경이 절대로 필요하지 않겠는가.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가르치고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는 희망의 발원지요, 희망의 중심지라고 한다. 그런데 요사이는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다른 분야가 붕괴되어도 교육이 붕괴되지 않고 건실하고 충실하게 살아있다면 소생의 가능성은 충분한 것인데, 그 반대이니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그렇다고 교육열이 낮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너무 높아서 생기는 부작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구나 요즘 세상은 날로 피폐해 지고 있다. 누구나 살기가 불안하다고 한다. 인간성을 파괴시키는 비문화적 요소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상급학교 진학시험과 각종 자격고사 임용시험 준비는 모두 사설학원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뿐인가? 공교육의 부실로 학부모들은 3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사교육비를 부담하면서 가정경제는 크게 흔들리고 교육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물론 현대사회는 치열한 경쟁을 강요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일찌감치 진학경쟁이 시작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패배자의 비애를 맛보게 된다. 학생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안 그런 척 하지만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학생들은 최선을 다해 생활하고 그 노력을 인정받아야만 성취감을 느끼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자신감을 회복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특히 청소년들은 그 속에서 엄청난 정신적 방황을 겪는다. 마음이 병들고 상처를 받으면 아무리 좋은 이론을 펼쳐도 그것은 곧바로 악이 되고 만다. 학교폭력이 늘어가고 있지 않은가? 청소년들이 이런 환경에서 계속 살아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경제적으로 양육하는 일 이전에 모범을 보이면서 그들에게 건강한 마음과 충만한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교육을 중요시 하는가, 교육을 통해서 도달하려는 목표는 무엇인가… 교육은 먼 장래를 내다보고 청소년들에게 지(知)와 정(精)과 의(意)를 고루 갖추게 하는 노력이다. 교육은 이제 더 이상 삶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적 기능으로만 존재하기 어렵게 되었다. 교육은 인간의 삶 그 자체를 창출해 내는 본격적인 기능을 수행해야만 하는 절박한 요구에 직면해 있다.
  물론 지식과 학문을 배우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공동체적 인물상’ 나오게 올바른 마음가짐을 배우는 공부도 지식과 학문을 배우는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 스승의 따뜻한 사랑과 제자의 돈독한 존경이 서로 합쳐질 때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우리의 공교육이 길러내야 할 전인적 인간은 창의적·민주적·주체적 인간이다. 창의적 인간은 고도의 과학기술혁명과 정보의 양적, 질적 변화 속에서 정보와 기술을 그들의 삶과 일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자기 스스로를 교육시켜 나갈 수 있는 인물상이고, 또 민주적 인간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을 생활의 기본원리로 삼아 타인의 사고와 행동, 타문화의 역사와 특성을 수용하며 공동체적 의식을 지닌 인물상이다. 그리고 주체적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공동체를 형성하면서도 자신의 개별적 독특성을 개발하고 자기 고유의 가치와 사고, 행동체제를 소유하는 인간형을 뜻한다. 맹목적인 동화(同化)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삶의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부단한 갱신을 통하여 자아실현을 성취해 나가야 한다.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마땅한가? 또는 감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는 개인의 개성과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사회도 청소년기의 꿋꿋한 기상을 살려주자. 그들의 눈이 빛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요사이는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 다른 분야가 분괴되어도 교육이 붕괴되지 않고 건실하고 충실하게 살아있다면 소생의 가능성은 충분한 것인데, 그 반대이니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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