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공감대 형성, 연구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태바
GMO공감대 형성, 연구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 서은정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 승인 2012.09.20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며칠 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손에 얼마나 많은 세균들이 묻어있는지를 조사해보기로 하고 집에서 대장균을 키우는 간단한 배지를 만들어 실험해 본적이 있다. 필자가 미생물 전문가는 아니지만 직업상 단순한 몇 가지의 미생물들을 다루어 본 경험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손 씻기 전과 후, 그리고 지폐와 동전들을 찍어 상온에 두고 어떠한 균들이 자라나는지 관찰했다. 이틀 뒤 상온에 두었던 배지를 다시 살펴본 결과 아이들의 손 씻기 전은 물론이고 씻은 후에서도 상당량의 대장균들이 보였고 특히 지폐에서는 여러 종류의 곰팡이들이 잔뜩 피어있어 아이들에게 손 씻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생명공학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유전자 조작(GMO)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사실은 앞서 필자가 했던 실험과 같이 간단한 대장균을 다루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간단한 일부터 시작해서 식물이나 동물의 유전자 일부를 다루는 분야까지 확산된 것이 생명공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일선에 있는 연구자들이나 개발자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잘 숙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생명공학이나 GMO와 같은 분야를 대하는 태도는 마치 무언가가 확 달라져서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오늘날 GMO 식품과 같은 것에 대한 거부반응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의 어느 댓글에는 광우병이 GMO식품 때문이라는 내용이 있어 씁쓸한 기분마저 들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필자도 연구자이기 이전에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GMO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다. GMO 개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당장 먹일 수 있을까’라고 나 자신 에게 물어 본다면 나 역시 아직까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관련분야 전문가가 GMO 안정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안전성이 검증된 후에 이용 가능하기에 안심해도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국산 농산물이나 먹거리들이 점점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수입 농산물들을 보면서 또한, 가끔 뉴스에서 수입 농산물에서 대량으로 검출되는 농약과 수많은 보존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그 보다는 차라리 GMO가 더 나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연구자들이 해야 할 임무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연구자로서 연구에 몰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은 기본으로 하되 그 연구하는 내용들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쉽게 도와주는 것 또한 연구자로서의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 적극적으로 일반 사람들에게 생명공학과 GMO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서두에서 아이들과 함께 경험한 이런 종류의 간편하고 간단한 경험들을 일반인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 막연한 두려움, 잘 모르는 무지에서 오는 그 두려움에서 발생하는 거부감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실을 배우고 가까이에서 경험한다면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생명공학과 지금보다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