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과거,현재,그리고 미래가 담겨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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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과거,현재,그리고 미래가 담겨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 홍윤선 기자
  • 승인 2012.10.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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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의 원도심 지역이 가진 근대문화자원을 재조명해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을 바로 세우고 근대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건립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1년을 맞았다. 국제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겨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의 지난 1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문화유산의 민족사적 의미

우리나라의 근대시대는 일제강점기, 한일합방으로 조선이 망하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게 된 이래, 194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으로 패전(敗戰)하기까지 36년 동안 일본이 우리나라를 통치하던 시대를 말한다.

이 시대 건축물이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은 이미 198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나 1995년 정부의 일제잔재청산이라는 국가적 분위기 속에 망실되는 세월을 겪기도 했다.

이후 지방자치제의 시행과 함께 관광자원으로 새롭게 부각되며 국가등록문화제재도의 시행으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관광자원을 찾고자하던 지자체들의 요구에도 부합해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문화재 지정과 관광자원화가 급속하게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일본식건물 및 문화유산의 보존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이의제기는 무시할 수 없는 주장이며 깊은 충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의 민족사적 의미부여란 무엇인가. 그것은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을 통해 일제 36년의 치욕의 역사를 후손들이 잊지 않게 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게 하여, 역사적 과오를 다시 겪지 않도록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증언할 어른들은 돌아가시고, 신세대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망각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많은 근대문화유산은 기억의 저장고로써, 청소년의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근대문화와 해양문화의 아름다운 조화

군산 원도심지역인 장미동에 위치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총 18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으며 부지 8,347㎡, 건물연면적 4,248㎡,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지난 2009년 3월에 착공해 올해 5월에 준공됐다.

1층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박물관, 2층 근대자료규장각실, 3층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4,400여점의 보유 유물 중 2,250점이 시민 기증운동을
 통해 보유하게 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근대역사박물관‘이란 말처럼 수집품 대부분이 옛 우리 선조들의 삶의 궤적인 생활용품들이 대부분인데 그 중에는 제주 고씨 여야(장사지낸 뒤 혼백과 신주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작은 가마)나 선산김씨 묘지석과 같이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이 있는가 하면 선친의 유품인 잠수도구와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옛 장롱 등 한 점 한 점 모두에 삶의 애환과 사연이 녹아든 소중한 유물들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외관 역시 특별하다. 설계 당시 주변 근대건축물인 옛 군산세관을 비롯해 조선은행 군산지점 등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바다와 하늘 등 자연색상으로 디자인 주제를 삼고 최대한 인위적인 색을 지양하고 재료 본연의 색상을 살린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박물관은 전체적으로 군산시의 특성을 살렸다. 해양물류역사관은 ‘국제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물류중심지 군산의 역사·문화를 시대별로 소개하여 방문객으로 하여금 군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게 했고 군산시 근해인 비안도를 비롯해 야미도와 십이동파도에서 출토된 국보급 청자양각 연판문대형통잔 등 해양유물 100여점은 군산이 항구도시로 예부터 중요한 물류유통의 중심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군산의 대표 관광지로 발돋움

군산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개관 1년이 채 안된 기간에 관람객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지역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많은 방문객이 찾는 이유는 근대문화라는 전시주제의 차별화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애향심이 기반이 됐는데 1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각 전시관에서 체험과 안내를 돕는 도우미 활동과 함께 박물관 학생 역사신문 발행, 연극공연, 근대한복 제작, 종이접기봉사, 화장실 향기 주머니 제작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박물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 하나는 ‘1930년 시간여행’ 연극공연으로 일제의 수탈과 관련한 내용을 주제로 매주 공연되는데 소설 ‘탁류’의 미두장 앞 정주사 장면, 소설 ‘아리랑’의 부둣가 노동자의 삶과 쌀 수탈 장면, 군산 영명학교와 3.1운동 등 군산의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스토리화해 선보인다.

이와 함께 박물관에서는 특별 기획전으로 전북의 서화가들, 기증유물 특별전, 오식도 화포의 귀환, 조촌동 발굴 유물전, 동국사 보물 특별전, 군산의 6. 25, 근대서화 100년전 등 다양한 전시행사를 개최했다.

▲고품격 문화공간으로의 자리매김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역사?문화교육프로그램 풍성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는 원도심지역 활성화와 청소년들의 민족애 및 향토애 함양을 위해 박물관 역사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 ‘한국사 연대표 특강’, ‘어린이 박물관 학교’, ‘박물관 공예체험교실’, ‘재미있는 세계사’, ‘세계문화유산 특강’ 등으로 박물관의 특징을 고려하여 한국사와 지역사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미와 체험 위주로 진행한다.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500년만의 외출 세상과의 소통‘ 기획특별전 개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500년만의 외출,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보물 제1718호 동국사 소장 소조 석가여래삼존불상 복장유물 기획특별전을 개최했다.

기획특별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시주질, 후령통, 다라니 등 불상의 내부에 보관돼 있던 조선중기 경전 및 공예품 등 373점이 최초로 전시됐다.

‘500년만의 외출, 세상과의 소통’ 기획특별전은 동국사 석가여래삼존상의 복장유물이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소중한 기회로 이번 전시를 통해 조상들의 종교관과 예술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널리 확산시키는 기회가 됐다.

? 서화(書畵)의 짙은 향기 속으로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 서화(書畵) 100년 展’ 특별전시

전북 출신으로 근대시대에 활발히 활동했던 문인들의 서화작품 20여 점, 100여 폭을 모아 특별 전시됐다.

‘근대서화 100년’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기획전시에는 1800년대에서 1900년대 초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전라북도 출신 작가 17명의 사군자, 문자향, 금강산, 서권기, 산수도 등 5개 주제로 효산 이광열, 염제 송태회, 묵로 이용후, 보정 김정회 등의 다양한 서화작품이 전시되어 그 동안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던 호남 출신 서화가들의 작품이 새롭게 조명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나아갈 길

모든 문화에는 근원이 있고, 근대역사박물관은 자칫 일제 강점기를 통해 잊혀질 뻔한 우리의 소중한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이 결코 고리타분한 곳이 아니라 과거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키우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일제의 강압적 수탈 속에서도 치열한 저항의 삶을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앞으로도 동북아 경제
심 명품 도시 군산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군산=홍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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