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히딩크 감독, 내 축구인생 전환점 마련해준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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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히딩크 감독, 내 축구인생 전환점 마련해준 스승"
  • 투데이안
  • 승인 2009.06.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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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옛 스승과 해후한 '산소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박지성은 29일 오후 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마련한 거스 히딩크 감독(63)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가벼운 차림으로 나타난 박지성은 "2005년 PSV아인트호벤에서 맨유로 이적한 뒤 히딩크 감독과 만나게 되는 것은 처음이다. 좋은 만남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과 4강 신화를 일군 박지성은 이듬해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아인트호벤에 진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히딩크 감독의 지도 하에 실력을 키워 간 박지성은 2005년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득점에 성공,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프리미어리그행이 가시화됐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의 맨유행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며 만류했지만, 결국 박지성은 잉글랜드로 떠났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후 고전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차츰 맨유의 주전으로 입지를 굳혀갔고, 지난 5월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펼쳐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선발 출전하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박지성이 맨유의 주축으로 설 수 있었던데는 아인트호벤으로 그를 불러들인 히딩크 감독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의견이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이 떠난 후 아인트호벤 감독을 겸직하며 2006 독일 월드컵에 호주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출전, 16강에 진출했으며, 러시아와 함께 지난해 2008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 4강에 진출하는 등 지도자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다.

또한 지난 2월에는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지휘봉을 잡아 팀을 FA컵 우승으로 이끄는 등 '마에스트로'라는 별명다운 지도력을 발휘했다.

히딩크 감독이 프리미어리그로 건너오며 박지성과의 맞대결 여부도 점쳐졌지만, 맨유와 첼시가 이미 리그 맞대결 일정을 끝내는 바람에 결국 불발됐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은)내 축구 인생에 상당히 큰 전환점을 만들어줬고, 축구 선수로서 여러가지 영감을 준 지도자"라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박지성은 "(만약 아인트호벤에)남았더라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 결정에 후회는 없다"며 맨유 입단 당시 히딩크 감독과 다른 뜻을 드러낸 것에 대한 느낌도 전했다.

박지성은 "팬들에게는 흥미로울 수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힘든 대결이 됐을 것"이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히딩크 감독과 만나지 않은 점에 대해 큰 아쉬움은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밖에 박지성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와의 맞대결 성사 여부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라며 양보없는 일전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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