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해마다 45만여명이 정년퇴직이나 자기 사업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둔다고 한다. 또 회사의 사정으로 할 수 없이 조직을 떠나기도 한다. 누구나 직장인이면 언젠가는 조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벌써 베이비붐 세대의 대대적인 은퇴가 시작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예비 은퇴자나 중년 퇴직자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서비스가 마련돼 있지 않다.중장년의 시기에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조직을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은퇴, 정년퇴직, 희망퇴직 등 그 떠남을 표현하는 단어들도 다양하다. 이러한 단어들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조직을 떠나는 한 개인이 있다. 우리는 바로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떠남 후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한 개인의 삶을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 사회의 구조적 현실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면 이미 40세 이후에는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압력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바로 경제적 문제와 양육, 노후준비,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고민이다. 이러한 불안이 우리 삶에 무거운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불안요소가 더 나은 삶을 준비하는 데 강력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또 다른 역설일 것이다.오늘날의 은퇴는 모든 사회활동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재에 몸담았던 조직을 떠난다는 의미일 뿐이다. 은퇴나 퇴직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는 ‘무엇을 하면서 먹고살아야 하는가’이다. 10대 혹은 20대였을 당시 젊었던 우리들은 원대한 꿈을 꾸며 금방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은 패기로 고민해 왔다면 20~30년이 지난 지금의 고민은 그때와는 달리 현실이 되어 버렸다.
저작권자 © 전북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