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선수권>최태원 회장, 핸드볼 대도약의 해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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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핸드볼선수권>최태원 회장, 핸드볼 대도약의 해 이끌었다
  • 투데이안
  • 승인 2009.12.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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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대볼'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침체했던 한국 핸드볼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일취월장(日就月將)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2009년 핸드볼계는 활짝 웃었다. 지난 20년간의 숙원사업이었던 전용구장 조성 문제를 해결했고, 프로를 목표로 한 연중 실업리그도 창설됐다.

유망주들을 다른 종목에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발전재단 설립 및 꿈나무 육성사업 시작으로 곧 날려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2007년 12월 대한핸드볼협회의 23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SK회장(49)이 있다.

최 회장은 취임식에서 전용구장 조성 및 꿈나무 육성, 국내무대 활성화 및 국제외교를 통한 위상 강화 등 4가지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전용구장 조성 문제는 1988서울올림픽 금메달 이후 공론화됐지만, 이후 올림픽에서 '우생순' 투혼이 불어닥칠 시기에만 잠시 거론됐다가 이내 수그러들었다.

핸드볼큰잔치 등 각종 대회 때 가장 중요한 일이 경기장을 섭외하는 일이다 보니 매년 고무줄 일정으로 진행됐다. 대회 중 경기장이 바뀌는 일도 적잖았다.

국내 핸드볼계는 점점 위축됐다. 한때 각 학교별로 하나씩은 있었던 핸드볼 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며, 남은 팀들도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1990년대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며 한껏 과시했던 위상도 좁아져 최근에는 유럽, 중동세에 밀린 상황이다. 이같은 연유로 20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재경기 논란과 노르웨이와의 4강전 득점 노골 판정 등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최 회장의 취임식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새 회장이 취임할 때마다 나왔던 공약이지만 실천된 적은 거의 없다"며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염불에 그치지 않았다.

핸드볼협회는 최 회장의 지시하에 구성된 전담팀과 함께 차근차근 성과를 드러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최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핸드볼 전용구장 건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은 곧 핸드볼경기장으로 리모델링된다.

핸드볼의 미래를 짊어질 유소년 육성은 핸드볼발전재단이 출범하며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처음 장학금 수혜를 받은 선수들은 35개 초등학교 138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서울대와 함께 연구 중인 핸드볼 장기 발전 계획도 조만간 가시화될 예정이다.

핸드볼계의 변화는 중국 장쑤성에서 열리고 있는 제 19회 국제핸드볼연맹(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여자대표팀이 조별예선 D조 일정을 치르고 있는 창저우에서 '국제 핸드볼 친선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리셉션 형식으로 펼쳐진 이번 행사는 최 회장과 핸드볼협회가 주최한 것으로 하산 무스타파 IHF(국제핸드볼연맹)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각 팀 관계자 등 130여 명의 주요인사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2010년 열리는 제 17회 여자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한 최 회장과 핸드볼협회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각국 관계자들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며 그간 처졌던 위상을 제고하는데 힘썼다.

이같은 노력 때문인지 한때 유니폼 후원사를 찾지 못한 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던 한국대표팀은 풍족한 지원 속에서 예선 3연승을 질주하며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짓는 등, 세대교체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변화의 모습이 가장 기쁜 이들은 핸드볼계 인사들이다.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39)은 "전용구장 건립과 국제대회 유치는 한국 핸드볼의 위상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형균 핸드볼협회 상임부회장은 "최 회장 취임 1년 만에 한국 핸드볼의 힘과 국제위상이 쑥쑥 커가고 있다. 2009년은 한국 핸드볼이 새로운 장을 연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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