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그로브와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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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그로브와 인텔
  • 김승연 목사
  • 승인 2013.05.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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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 소프트웨어의 설립자는 빌 게이트이고, 애플 설립자는 스티브 잡스입니다. 이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도 컴퓨터 안에 내장된 작고 얇은 칩인 마이크로프로세서(CPU)가 없으면 컴퓨터는 컴퓨터가 아닙니다. 바로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든 회사가 인텔사(Intel Cooperation)인데, 1968년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와 고든 무어 (Gordon Moore)가 설립한 회사로써 현재 인텔의 최고 경영자인 앤드류 그로브(Andrew Grove) 회장은 설립 당시부터 인텔에서 근무한 창립 멤버입니다. 인텔사는 1997년 전 세계 C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한 해 매출액이 약 300억 달러를 상회할 뿐 아니라, 2003년엔 종업원 10만 명 이상의 대기업으로 급성장했는데, 1967년만 해도 직원이 20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회사를 성장시킨 사람이 바로 앤드류 그로브입니다.

그런데 그는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난 행복한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박해 때문에 난민 신세가 되어 쓰라린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입니다. 그는 1936년 헝가리에서 유대인 그로브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아버지가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면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앤드류와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시골에서 은둔하며 어렵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7년 후 흩어졌던 가족들은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아버지가 무사히 풀려나오자, 온 가족은 부다페스트로 옮겨가 작은 빵가게를 했습니다. 그 무렵 헝가리는 공산당이 지배했는데, 이에 저항하는 반정부운동으로 인해 정부는 매우 혼란스러웠고, 그들에게 또다시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빵가게를 경영하는 아버지를 자본주의자라 매도하며 수시로 괴롭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1956년 헝가리에 구소련이 전차를 투입하여 다행히 폭동은 진압되었습니다. 그 무렵 대학생이던 그로브는 대학 내 신문기자를 하며 항상 숨죽이는 긴장 속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혁명이 일어난 그 다음 해, 스무 살 청년 그로브는 옷 입은 채 미국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는 뉴저지에 도착하여 망명수속을 마치고 뉴욕의 브룩스에 방을 하나 빌려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머니엔 2, 3불 밖에 없었고, 영어조차 한 마디 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는 웨이터 일로 아르바이트하며 뉴욕시립대학 화학공학 과정에 입학하였고, 1963년에는 명문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로브는 당시 대규모 반도체 회사인 페어차일드 컨덕터(Fair Child Conductor)사에 입사하여 연구개발 부분에서 5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68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노이스와 무어가 인텔사를 설립할 때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고, 그 후 실적을 쌓아 97년에 사장으로, 98년에 회장 겸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그는 모교인 버클리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어떤 직장을 다니든 여러분이 한낱 고용인이라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여러분은 바로 당신 자신과 일하는 하나의 회사입니다. 어느 누구도 여러분에게 커리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단독 경영자로서의 여러분만이 그 의무를 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매일 수백만의 개인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국의 시인 토마스 칼라일은 다음과 같은 말로 유명합니다. “내 직업이 나를 영화롭게 하지 못한다면 내가 내 직업을 영화롭게 하리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고난과 연단을 두려워하지 말기 바랍니다. 다윗은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 하였고, 바울은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라”(롬 5:3~4) 하였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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