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는 학교…학원서 U턴, 과외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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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는 학교…학원서 U턴, 과외비 ↓
  • 엄범희 기자
  • 승인 2009.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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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결과 보고회 개최
-배영中 등 상당수 학교 사교육 절감, 공교육 내실화 일조 한목소리.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이 학원으로 향하던 일선 학교 학생들을 공교육 현장으로 U턴 시키고 과외비 지출을 현격히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전북도교육청이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받은 도내 31개 초.중.고교 중 14개 중학교와 11개 고교를 대상으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중간보고 성격의 운영결과 보고회를 개최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정읍 배영중학교(교장 장성기)는 ‘사교육 없는 학교’ 지정 이후 4개월여 동안 방과 후 보충수업 실시, 수학 연구반, 국영수, 과학, 사회를 중심으로 한 9교시 심화학습 등을 실시, 총 1778만여원의 사교육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학교는 전체학생 675명 중 무려 468명(학원 수강비율 69.3%)이 각종 과외를 받고 있었으며 수강료 등 과외비로 나가는 돈만 8559만원에 달했다.

학교는 이에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펼쳤고 학원으로 향하던 학생들의 상당수를 공교육의 테두리 안으로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학교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 참여기회 확대를 통해 학생들의 학원 수강비율을 53.4%로 당초(69.3%) 보다 17.9%나 낮췄으며 수강료 역시 6780만원으로 1778만원 가량 감축했다.

특히 지난 9월24일 실시한 성취도 고사에서 정읍 내 학교 평균보다 1학년은 3.1점, 2학년은 9.5점, 3학년은 6.0점이 각각 오른 것으로 분석돼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이 사교육비 경감은 물론 학업 성적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영중은 내년에는 5300만원 이하, 2011년에는 2000만원 이하로 사교육비를 감축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원 운봉중학교의 경우 사교육 절감 수치를 정량화 하지는 않았지만 월 평균 421만원이던 사교육비의 상당 부분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학교는 ‘사교육 없는 학교’ 지정 전 전체 학생 99명 중 34명이 영어, 수학, 예체능 등 다양한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기존에 과외를 받던 13명(28.2%)의 학생이 과외를 끊고 이 학교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사교육을 받지 않던 28명(60%) 등 모두 43명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 사교육비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운영 전반에 대한 만족도 조사결과에서도 이 학교 학생의 65.2%, 학부모의 75%가 만족감을 표명했다.

전교생의 평균 31%가 과외를 받고 있으며 사교육비로 한달 평균 3000만원을 지출하던 정읍 서영여고도 다양한 학교학습 등을 통해 사교육 참여율을 9%(11월말) 이상 낮췄다.

이 학교는 또 사교육 없는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상위 15%에 해당되는 성적 우수자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고양됐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의욕도 크게 증진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학원 수강학생 비율이 63%였던 익산중의 경우도 국․영․수 맞춤형 수준별 교과수업, 특기.적성반 5개 과정, 보충.심화과정 운영 등 다양한 공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그 비율을 13%로 낮췄으며 사교육비 경감율 역시 기존 20%에서 56%로 대폭 향상시켰다.

익산 원광고 역시 지난 6월 과외수강 비율이 71%에 달했지만 이달 현재 64%로 7% 가량 그 비율을 낮췄으며 사교육비 경감율 또한 기존 20%에서 25%로 증가했다.

이 밖에도 많은 학교들은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이 학생들의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사교육 없는 학교’는 교과부가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내실화를 목적으로 전국 987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457개교를 선정했으며 도내에서는 초등학교 6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11곳 등 모두 31곳이 운영되고 있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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