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한 기만 더 고장 나면 대한민국 대박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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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한 기만 더 고장 나면 대한민국 대박행운!
  • 조병현
  • 승인 2013.06.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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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고장을 보며 변방 노인의 잃어버린 말을 생각했다. ‘새옹지마’라는 말은 워낙 유명하므로 자세한 기술은 피하고 그 대략만을 얘기한다.
 옛날 중국 북방 국경 가까이 노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의 말이 도망쳐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 너머로 들어갔다가 얼마 후 오랑캐의 좋은 말 한 필을 데리고 돌아왔다. 노인의 아들이 이 말을 타다가 다리가 부러져 장애를 입었으나 이로 인해 전쟁에 나가지 않아 노인과 아들이 목숨을 보전했다는 얘기다. 물론 화복이 반복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서 염려와 축하를 했었고 노인은 상황을 적극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얘기의 핵심은 인생에서 길흉화복을 미리 알 수도 없거니와 화가 복이 되기도 하고 복이 오히려 화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럼 새옹지마 일화를 통해 원전고장을 들여다보자.

■노인은 말을 잃었으나 찾지 않고, 정부는 원전이 고장 났으나 제때 고치지 않고
옛날에 말은 인간에게 이동수단으로서도 자산으로서도 중요한 가치였다. 그러므로 말이 도망치지 않도록 말의 우리를 잘 관리함은 물론 재갈과 고삐가 풀어지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
설사 도망쳤다면 열심히 찾아보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노인은 말을 잃었는데도 찾지 않았다. 일종의 방치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는 재산을 잃었고 또 교통수단도 없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으려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엔 원전이 모두 23기가 있으나 이중 정비를 위해서, 또는 사고 등으로 멈춘 것만 현재 10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불량부품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하니 국민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여름철 전력관리가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최대 공급능력이 8,000만㎾에서 7,700만㎾로 떨어지면서 최대수요대비 약 200만㎾가 부족한 상황, 여기에 만일 원전 한 기라도 더 고장이 난다면 블랙아웃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올여름 심각한 전력난으로 온 국민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는 잃어버린 말, 즉 원전을 재빨리 고치거나 전기증산을 위한 노력이 없어 보인다.

 ■도망친 말은 다른 말을 데려왔고 정전은 출산율을 높이고
도망친 말이 나가서 또 다른 말을 데려와 노인에겐 뜻하지 않게 기쁨이 됐다. 그럼 원전의 고장은 우리에게 어떤 기쁨을 줄 수 있을까? 재밌는 일화가 있다. 2004년 8월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은 한 달반 동안 네 번이나 허리케인을 겪었고 그럴 때마다 정전으로 긴 밤을 지새웠으며, 9개월여가 지난 후 플로리다 동부 해안도시는 출산율이 20~34%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다. 따라서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초고령화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인구가 감소해 국가경쟁력은 약화되고, 부양해야 될 노인이 늘어나 젊은이들과 국가엔 복지에 대한 예산부담이 커졌다. 이런 때 획기적으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연재해든 인재든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수년전 미국의 경우처럼 이번 원전고장이라는 ‘화’가 정전으로 출산율증가라는 ‘복’을 선물로 가져다줄지 자못 기대도 된다.

■노인은 다친 아들을 적극 치료하지 않았다.
노인은 전쟁 중임에도 장애를 핑계로 개인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자신도 아들도 전쟁에 나가지 않았다. 물론 노인이고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전장에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에서 패하면 나라를 잃게 됨은 물론이거니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생명과 역사, 재산을 보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전쟁엔 국민모두가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야한다. 노인과 다친 아들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외면한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 싸웠던 이웃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기가 부족한 여름, 국민들은 무더운 삼복더위에 내몰려야 할 것이고 그 희생을 바탕으로 블랙아웃의 위기는 벗을 것이다. 전기가 부족하니 온 국민이 합심해 절약해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느냐 주장할 수 있다, 맞다. 그러나 먼저 국민들이 그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관리를 했어야 했다. 23기중 10기나 가동을 못하고 있으니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그 말은 설득력이 부족한 것이다. 원전은 한번에 10기가 고장이 난 게 아니다. 시차를 두고 한기씩 고장으로 가동을 멈췄다. 당연히 한기가 멈출 때마다 그만큼 전력은 부족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 부족한 것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보통 지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참 손쉬운 대안을 꺼냈다. 사용량을 강제로 줄이고 요금도 최고 3배로 올리겠다는 것...퍽이나 설득력 있는 대안(?)이다. 부족한 전력을 생산해 국민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려는 게 아니라 적당한 구실을 핑계로 불편을 감수하게하고 요금은 올려 세금을 더 걷으려 한다. 한 번 올린 요금은 다시 내리지도 않을진대. 실제 매번 그랬다.
제 때 고치지 않은 아들의 다리는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는 대신 이웃의 희생을 낳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제 때 고치지 않은 원전은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희생하게 하면서 과중한 세금으로 정부의 배를 불린다.
 아무튼 앞으로 원전이 더 고장 난다면 대한민국은 인구문제 해결, 국가졍쟁력 강화, 안정된 세수확보가 기대 된다. 대박~!  그런데 이 모든 게 계획에 있었다면 천재, 이미 알고도 대처에 일부러 소홀했다면 영재...설마 그렇게 머리가 좋을까? 그래도 혹시 대한민국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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