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입문해 ‘시민단체 활성화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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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입문해 ‘시민단체 활성화로 보답하겠다’
  • 엄범희 기자
  • 승인 2009.06.1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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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필 익산 벼룩시장 대표이사

“세상만사 신뢰 없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효과보다 빠른 생활정보’란 기치를 내걸고 1998년 익산벼룩시장을 창간한 이창필 대표이사(46).


이 대표가 생활정보지와 인연을 맺은 것은 한겨레신문사가 ‘한겨레 리빙’이란 생활정보지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전국에서 8번째로 익산지역에 ‘한겨레 리빙’을 창간했지만 손해만 보고 곧 손을 뗐다. 거대 언론사인 한겨레신문만을 믿고 뛰어든 것이 화근이 됐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이 대표는 IMF가 발생했던 1998년, 익산에 벼룩시장을 만들고 단순한 생활정보지를 뛰어넘어 정보교환과 지역신문역할도 동시에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했다. 벼룩시장이 독자에게 먹힌 것은 중앙일간지나 지방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당시 기사도, 광고도 독자들로부터 불신을 받았다”면서“하지만 생활정보지는 처음부터 검증을 했고, 광고 전문지이지만 지방신문보다 엄격하게 확인하고 검증함으로써 독자로부터의 공신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체인화된 거대 자본에 밀리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의 쇠퇴, 인터넷 거래의 활성화 등으로 생활정보지 전반이 예전만 못하다. "초창기에는 굉장한 비전을 느꼈습니다. 기존의 신문사들이 부패해 있었기 때문에 생활정보지 대부분이 2~3년 안에 전국적으로 신뢰도 받고 경영적으로도 안정됐던 겁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IMF 이후 부동산거래가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생활정보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저희도 인터넷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인터넷 전문회사의 세가 커지고 있어서 시장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습니다."


요즘 그는 생활정보신문은 생활정보지 그자체로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매매 주의사항, 자동차 관리법 등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 하는 것이 오히려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벼룩시장의 직원 수는 영업직 겸 내근직 17명, 배포직 직원 10명 등 모두 30여명으로 정보홍수시대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찾아 뛰고 있다.


이 대표는 “생활정보신문은 생활정보지 그자체로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초기에는 정보를 중계하는 페이퍼 인터넷 역할도 톡톡히 해냈지만 신문, 잡지 등 광고 매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생활정보의 영역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경영과 편집이 철저히 독립된 올곧은 신문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시절, 대학 동료들과 함께 동참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대학졸업 후 과거 동료들의 목숨을 건 민주화운동에 미력하나마 보상하는 길이 뭘까 고민하다 시민사회 운동단체에 가입하기로 작정했다. 매달 회비도 내고 건강한 시민사회단체가 활성화 되는 길만이 민주화운동을 했던 동료들에 대한 보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10여년 이상 계속하다보니 시민단체의 고참이 됐고, 주변에서 자문을 요청하는 등 시민사회단체 핵심이 되는 것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는 경실련, 시민연대, 교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가 몇 달 고생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를 시의원이 3~4시간 만에 해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시민단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기로 작정했다. 2002년부터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5.31일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처음부터 정치적 야심이 없었기 때문에 10년 넘게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다”면서 “정치를 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시민사회 활동을 통해 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시민단체에 오래 머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 운동을 하고 있는 동료들에게는 미안하다. 자신의 행보가 시민사화단체 회원들에게 누가 되지나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는 “본질적으로 보면 100명 사회운동단체들이 너무 약해 할 일이 없다”면서 “정치를 통해 시민사회단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치인도 만나고 많은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보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청운라이온스 클럽회장을 맡는 등 지역사회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이 대표는 부모님을 모시고 있으며 손미희(48)여사와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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