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관련뉴스가 많은데 요즘 한국에 무슨 일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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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관련뉴스가 많은데 요즘 한국에 무슨 일이 있나?
  • 조병현
  • 승인 2013.12.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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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병법의 36계중 승전계(勝戰計)에 성동격서(聲東擊西)라는 계책이 있다. 소리는 동쪽에서 지르고 공격은 서쪽으로 하라는 말로, 내가 원하는 곳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다른 곳에 주의를 끌게 함으로써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원하는 곳을 치고 들어가는 작전(박재희, 3분 고전)을 말한다.
 이와 같은 전략은 상당히 효력을 발휘함을 알 수 있다. 중국의 한신과 위왕의 전투에서도 한신이 이 계책으로 승리한 바 있고, 근대에 와서는 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한국전쟁 때 있었던 인천상륙작전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

 ■성동(聲東)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장성택이 김정은에 의해 숙청됐다. 그런데 각 언론매체들이 이 뉴스를 보도하는 데 평소와는 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빈도나 방송시간이 적지 않다. 공영방송인 kbs 9시뉴스에서는 시작과 함께 이와 관련뉴스를 10여분이나 다룬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벌써 수일 동안 반복되고 있다. 종편의 경우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보도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방송과 크게 달라진바 없으며 자료화면도 같은 것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어 일부러 방송분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도 된다. 더욱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이처럼 반복될지도 모를 일이다. 또 그 요란의 정도가 최소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사망소식에 버금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과연 국민들이 북한의 장성택이 실각한 것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궁금해 하고는 있는 것일까, 아니면 언론매체들이 모두 하나같이 과연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이런 궁금증이 과연 필자만의 생각일까?

 ■격서(擊西)
 지난 해 12월 대선에서 박근혜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여직원)이 댓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이를 수사하던 검찰의 총수인 채동욱총장은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혼외아들이 있다는 개인적인 스캔들이 불거져 보장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사퇴했다. 그러나 혼외아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행해진 것으로 나타나 타이밍이 꼭 절묘한 것만은 아닌 듯해 개운치 않다.
 민주당의 장하나의원은 이는 부정선거라며 박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같은 당의 양승조의원은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두 의원을 제명하자는 의견까지 제안되고 있다.

 또 이석기의원과 관련해서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서와 활동정지 가처분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천주교정의사회구현사제단은 시국미사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해서 정부발표와 다른 의견을 제시해 이 또한 국민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들은 어떤 성동에 놀랄까
 1970~80년대를 생각해 보면 그땐 참 간첩도 자주 나타났다. 그중에 만들어진 간첩도 있지만 진짜 간첩도 있었다. 진짜든 가짜든 간첩을 잡고 나면 온 나라가 그 소식에 떠들썩했고, 학생들은 반공관련 글짓기나 그림을 그렸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의 안보는 중요하지만 그때는 유달리 안보가 강조된 때였다. 당시엔 학교, 관공서, 벽보 등에 ‘반공방첩’, ‘승공방첩’, ‘멸공방첩’ 구호가 선명하게 있었다. 그러나 경제가 안정되고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반복적으로 자주 나타나는 간첩은 국민들에게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어느 때부터인가 구호는 슬며시 사라졌고, 간첩도 없는 것인지 아니면 성동효과가 없는 것인지 간첩 얘기 들어본지 오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IMF(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 
, FTA(자유무역협정 Free Trade Agreement),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 등과 같은 경제관련 소식이 오히려 더 성동이다. 그런데 요즘 길거리에 안보와 관련해서 머리에 띠 두르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박근혜정부는 성동카드로 장성택 실각이라는 안보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국민들의 약 70%정도는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인데 안보카드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요즘 젊은이들과 달리 1970년대 안보관련 글짓기를 많이 해본 필자로서는 길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북한관련뉴스가 많은 것을 보면서 ‘요즘 한국에 무슨 일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나저나 아직 선거철도 아닌데 김정은은 장성택을 숙청해가지고...북한은 참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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