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 산천의 풍경을 길을 따라 걸으며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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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 산천의 풍경을 길을 따라 걸으며 감상하세요!
  • 김종성
  • 승인 2014.02.1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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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천 년... 세월이 익어가는 소리
이야기를 품어내는 문화생태 탐방로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길 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시작

천천히, 느릿느릿 세월을 품어내고 있는 고인돌과 미당 서정주 시인을 키워 낸 질마재를 잇는 옛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숲을 털고 오는 바람과 씨앗을 품고 있는 흙의 풍경, 짭조롬한 갯내음, 문득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곳에는 몇 백 년 간 한 곳을 지켜 온 노송이 우직하게 붙박여 있다.
여전히 아름답고 순결한 오래된 삶의 풍경이 궁금하다면 지난해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유적지가 있는 길을 따라 겨울 나들이를 떠나보자!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 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문화생태탐방로로 고인돌길, 복분자ㆍ풍천장어길, 질마재길, 보은길로 구비 구비 이어진다.
한반도 오랜 역사의 흔적을 알리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길은 고인돌박물관에서 출발하여 서낭재와 운곡습지, 운곡서원을 지나 원평까지 이어지는 옛길이다. 고인돌유적지를 넉넉하게 품고 있는 야트막한 오베이골을 따라 땅의 기운을 받으며 호젓한 흙길을 걷다 보면 산을 넘어 다니던 옛 사람들이 안녕을 빌었던 서낭재를 지나서 자연이 선사한 또 다른 놀라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운곡습지’까지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옛길들이 이어진다.
일명 운곡 고인돌이라 불리는 무게만 300톤이 넘는 동양 최대 고인돌을 만나고, 맑은 운곡저수지를 끼고 흐르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걷다보면 운곡서원에 다다른다. 운곡서원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운곡샘과 고려초기 청자를 빚어내던 운곡청자 도요지를 걸어 장살비재에 도착하면 고인돌길이 끝난다.
복분자ㆍ풍천장어길은 전북의 5대 강 중 하나인 인천강의 구불구불한 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복분자밭과 함께 할매바위, 병바위 등 환상적인 기암절벽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해마다 찾아오는 다양한 철새와 나그네의 쉼터가 되어주는 원두막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질마재길은 선운산도립공원 진입로 앞에서 다리 건너 연기마을 입구에 있는 꽃무릇쉼터에서 시작하여 소요사 입구를 지나 ‘국화꽃옆에서’로 유명한 서정주 시인이 어린 시절 뛰어놀며 시심을 키워낸 질마재에 오르면 서해바다 멀리 변산반도와 곰소만이 보인다. 또한 주민들이 인천강 수위가 높아 건널 수 없을 때 이용한 좌치나루터로 연결된 강변길을 정비하여 인천강 바로 옆에서 강물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순환탐방로도 개설되어 있어 탐방객의 인기를 얻고 있다.
보은(소금)길은 인천강 풍천에서 선운사와 도솔암, 소리재, 진채선 생가, 만돌 바람공원을 돌아 심원면 좌치나루터까지 이어진다.
선운사 창건 설화에 의하면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도적들에게 바닷물을 끓여 소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생계를 유지하게 하자 도적질이 사라지고, 소금을 팔면서 살림살이가 넉넉해진 후 생활터전을 마련한 도적들은 검단선사의 은혜를 잊지 못해 매년 이 길을 걸어서 봄, 가을에 소금 두 가마를 선운사 부처님께 공양했다는 1500년 보은의 역사를 담고 있다.
갑오년 새해를 맞아 신화와 이야기, 선조들의 생활상과 삶의 지혜, 아름다운 풍광으로 가득한 길을 걸어본다면, 탐방객은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열어 갈 새로운 시작을 설계하기에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쉬엄쉬엄 걸으면서 느낀 허기는 농식품부 우수 외식업지구로 선정된 선운산도립공원 입구에 줄지어 선 음식점에서 고창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소하고 쫄깃한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로 달래고 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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