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학교폭력 악순환의 법칙
군산경찰서 은파파출소 팀장 전정일
폭력은 그 어떤 표현으로도 미화될 수 없는 가장 원시적이고 비인간적인 작태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은 가정의 해체 그리고 청소년의 자살 등 치유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까지 야기한다는 점에서 경찰은 척결의지를 담아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업무를 하며 가정폭력 및 학교폭력을 처리하면서 느낀 점은 세상 모든 폭력의 시발점은 가정폭력이라 말하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정폭력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학교폭력이 다시 사회폭력으로 또 가정폭력으로 악순환 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부모의 가정폭력을 보고 겪으며 자란 학생이 부모로부터 뭘 더 배울 수 있겠는가? 이런 학생이 학교에 와서는 학교폭력의 주범이 되고 학교폭력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낸 학생이 졸업하여서는 사회폭력의 주범이 되고 사회폭력을 행사한 사람이 결혼하여서는 또 다시 가정폭력의 주범 그 아들은 또 다시 학교폭력, 또 사회폭력이 된다는 악순환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서글픈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 사람의 유명한 말이나 글을 가훈으로 써서 거실에 아니면 현관에 걸어두고 남에게 보여주기를 참 좋아하는 국민이다. 실례로 어느날 가정폭력이 발생하였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니 현관엔 붓글씨로 액자에 넣어 표구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란 가훈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가화만사성이 무슨 뜻인가? 가정이 평온해야 만사가 잘 풀린다는 뜻이 아닌가. 이런 좋은 글을 가훈으로 걸어놓고 부부가 서로를 향해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모욕적인 언사와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 온 집안과 심지어 이웃까지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 푸른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와 말도 그러진 않을 텐데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가화만사성을 가훈으로 걸어놓은 인간이 사랑으로 가득해야 할 가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치유하기 힘든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폭력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고 더더욱 사람이 할 짓은 아니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