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농업분야 진출로 농민 피해

자본력, 유통망,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 농업진출시 영세농민 피해우려

2016-09-26     서윤배 기자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양계나 축산업, 채소재배업 등 무분별한 농업분야 진출로 영세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6일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에 따르면 금년 4월말 현재 농업분야에 진출한 대기업은 CJ, 아모레퍼시픽, 카카오, 하림, 하이트진로, 한화, 현대자동차, 농협 등 총 8개 기업집단의 25개 계열사에 이른다. 이들 농업분야 진출 국내 대기업들의 총매출액은 2015년 기준으로 4,364억 7,500만원에 달한다.
이중 가장 많은 농업분야의 기업집단은 양돈, 양계, 젖소사육업, 조류사육업, 축산업 등에 진출한 ‘하림’이다. 하림은 양돈업인 농업회사법인 주)선진한마을을 비롯해 15개 회사를 거느리며, 3,218억 4,7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12월, 과실재배업인 농업회사법인 주)팜컬쳐를 설립했으며, 농협은 종자 및 묘목생산업으로 지난해 135억1,9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농업회사법인 주)농우바이오를 1990년에 설립, 2014년 계열에 편입했다.
기업집단(企業集團)은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이 하나의 특수 회사에 의해 지배, 운영되는 독점적 기업형태다.
기업의 농업참여는 정부의 ‘인허가’ 사항이 아닌 정부통계에 관한 기본법인 통계법에서도 기업의 농업참여에 관한 통계조차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타 업종의 대부분은 영세한 기업이나 영세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규제가 있는데 농업분야 진출만큼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러다보니 결국 국내 대기업들은 돈이 되고, 이윤이 남는다 싶으면 농업분야에도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생산기반이 취약한 영세 농민들의 몫이다.
최근에는 LG그룹 계열사 LG CNC(주)가 새만금지역에 여의도 면적의 1/4 규모에 해당하는 76ha 3,800억원을 들여 대규모 시설원예단지인 ‘스마트 바이오파크’를 조성하려다 전북도의회와 농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취소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까지 잠식하면서 수많은 영세상인 피해에 이어 이제는 농업분야 마저도 눈독을 들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최근 쌀값 폭락, 쏟아져들어 오는 외국산 저가 농산물로 생산비도 못 건지는 농민들에게는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또 다른 위기 요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 고급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국내 농업에 진출할 경우 영세농민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