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정유년 남원성싸움> 첫 공연에 700명 몰려

12월 27~29일 춘향문화예술회관서 무료 공연

2019-01-01     양용복 기자
창작창극 <정유년 남원성싸움>의 첫 공연에 관객 700여 명이 몰려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남원시립국악단은 구랍 27일 저녁 7시 30분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남원 대표 브랜드 공연 <정유년 남원성싸움>의 개막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에는 7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창극 <정유년 남원성싸움>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국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풀어낸 창작창극이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유년 남원의 이야기를 신분을 초월한 정금과 홍도의 사랑, 남원 군사들과 명나라 총병 양원의 갈등, 일본으로 끌려간 남원 도공들의 아픔으로 풀어내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관객들은 “왜군에 끝까지 대항했던 우리 지역의 역사를 창극으로 접하고 남원 시민으로써 자부심이 생겼다.”며 “평범한 남원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의병으로 일어나는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호평했다. 특히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육적인 내용까지 담은 고품격 창극을 감상할 수 있어 연말에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며 “함께 만인의총을 참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프롤로그는 기이하고 장엄한 관현악 반주와 함께 상여를 연상시키는 소리, 양 손에 흰 한삼을 들고 추는 춤으로 시작해 전쟁의 슬픔과 공포, 참혹함을 표현했다.청춘남여 정금과 홍도가 함께 부르는 <병이 들었네>는 깊어가는 첫사랑을 사랑병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또한 정금이 총에 맞은 홍도를 안고 함께 부르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건 우리 만날 수 있을 거요.” 듀엣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더욱 빛나는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왜군이 쳐들어오자 남원성 사람들은 의병으로 일어난다. “의로운 장정은 다 일어나시오.” 합창 <난리가 났네>는 곡괭이와 낫을 들고 일어나는 농민들의 군무에서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낸 결기와 힘이 느껴졌다. 전쟁을 패배로 끌어가는 양원의 고집과 일본 장군 고니시의 잔인함이 혼신을 다한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고니시의 독창 <조선놈은 다 죽이거라>에서 남원 사람들의 코를 베기 위해 혈안이 된 왜군들의 군무는 피에 굶주린 하이에나를 연상시키며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전쟁의 참혹함을 그렸다.이번 창작창극은 남원하면 떠오르는 춘향전에서 벗어나 남원의 숨겨진, 하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에 남원시립국악단의 탄탄한 연기와 소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여기에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부터 전쟁의 참혹함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국악관현악 연주가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역동적인 군무와 화려한 무대장치, 영상·음향효과를 더해 400여 년 전의 이야기를 살아 숨 쉬는 현재의 이야기로 탄생시켰다.남원시(시장 이환주)가 주최하고 남원시립국악단이 주관한 이 작품은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함께 했던 향토작가 윤영근 원작에 최정주 작가가 살을 입혔고 남원시립국악단 상임연출로 활동했던 오진욱이 연출을 맡았다. 전북지역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강성오가 작곡에, 박성호가 안무에 참여했으며 남원시립국악단의 이난초 예술총감독이 작창으로 김선 지휘자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