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들 ‘노블레스 오블리주’

2019-02-18     전북연합신문

시민들로부터 직접 선출되는 단체장이 공공의 이익을 쫓지 못하고 토우세력화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군단위에서 많이 발생하는 유착형비리는 주민의 허리를 더 휘게 하고 있다. 비단 단체장의 일탈행위로 끝나는 게 아니고 지역민심이 요동치면서 흉흉해 지는 것이다.
이번 진안군수의 구속은 전형적인 토우세력과 손을 맞잡은 것으로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다 결국 군민들의 뜻을 저버리고 개인의 욕심과 이익을 추구한 결과이다.
이 군수는 명절 홍삼세트를 돌린 게 결정적인 단서가 됐지만 이면에는 군수로서 진안군을 대표하는 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여러 행위를 했다. 그는 재선을 위해 공범들과 함께 다수의 선거구민들에게 기부행위를 해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시켰다.
군민들의 걱정이 크다. 모처럼 진안군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군수의 행동하나가 전체 군민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지역이미지에 먹칠을 당했다며 항변하고 있다.
당시 특정정당의 공천이라면 당선권에 접했다고 한다. 굳이 홍삼세트를 선물해야만 하는 긴박한 사유가 있는지, 아니면 토우세력에 의한 작업이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홍삼세트를 받았다고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실체가 없는 행위인 것이다.
어디 진안군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유명한 임실군수가 거듭 사법부의 심판으로 낙마해 전국 기록을 세우고 교육부의 수장으로서 8년간 권세를 누린 교육감도 개인적인 이익을 쫓다 8년 동안 도망을 다녀야 했다. 최소한의 뉘우침도 없이 월 고액의 생활비를 사용하며 지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주민들로부터 직접 선출된 단체장들은 그 순간부터 개인의 이익을 다 버리고 오직 주민들을 위한 공공의 이익만 추구해야 하는 것인데 이를 묵살한 게 잘못된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즉, 타고난 신분에 따른 각종 혜택을 받는 만큼, 윤리적 의무도 다해야 한다는 뜻의 프랑스 어이다. 이 나라에 선 공인으로 산다는 게 참 힘들다고 한다. 개인적 사생활조차 보장되지 않고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이다. 그만큼 공인들은 모든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