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면 조각예술가, 전통의 미학 현대에 새기다
오는 8월말까지 소양면 아원고택서 ‘전통을 품다’ 주제 작품세계 선봬
2019-05-07 이희찬 논설위원
이번 개인전시회는 한국의 전통적인 공간과 조각예술이 만나 새로운 전통문화 공간 조성을 위해 ‘전통을 품다’라는 주제로 4월 18일부터 8월말까지 완주군 소양면 아원고택에서 열고 있다.
강 작가는 전통유학자이자 서화가인 석정 이정직, 서예가로 널리 알려진 강암 송성용 분들과 같은 동네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유교와 전통문화에 접해왔기에 작가의 작품 속에는 우리의 전통 색감인 오방색이 많이 녹아나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 속에 경쟁력이 있다
강 작가는 우리 전통문화 보존에 대한 사명감으로 우리의 색채를 찾아 독일, 일본, 홍콩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었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방탄소년단의 선율에 국악선율이 들어 있으며, 그러한 국악선율이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 속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우리의 전통이 촌스럽고 서양 것이 최고인 것처럼 취급되고 있는 슬픈 현실이며, 이러한 서양문화의 일방적인 추종으로 한국화의 쇠퇴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자주 많이 보고 느낌을 받으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공공건물과 아파트 입구의 조형물이나 조각 작품 전시장을 자주 찾아서 자기 느낌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아보고 본인 생각을 같이 조합해 보면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 중 몇 가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조왕’은 밥그릇을 표현한 작품으로 밥그릇 작가로 불릴 정도로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지난 6.25. 전쟁 전후 고달픈 삶을 사셨던 어머니들은 객지에 나가있는 남편이나 자식들의 안위를 위해 정화수와 밥을 밥그릇에 담아 조왕신에게 빌었다. 또 언제 집에 들어올지 모르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 항상 밥을 담은 밥그릇을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을 덮어 두었다. 이러한 한국인의 애환이 서려있는 밥그릇에 대한 작품을 작가는 상징적으로 크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술을 담은 대됫병에 대한 작품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일제강점기, 6. 25전쟁,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겪은 세대로서 우리나라 아픈 역사와 함께한 고달픈 삶을 술로 달랬던 아버지의 심정에 대한 이해와 그리움으로 술병 또한 크게 표현했다.
40대 이후부터는 한 뺨의 얼굴로 살아온 생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얼굴을 만들어 보자고 해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 등장인물을 시작으로 9,000여 명의 얼굴을 14년간 조각했고, 지금도 계속 진행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관계의 어지러움과 복잡성을 표현한 것으로 2014년도에 우수 전시 작품으로 뽑혔다.
물속에 서있는 ‘응고’ 작품을 보면서 필자는 물속에서 천고의 세월을 견디고 세상 밖으로 솟아나오는 어떤 희망이 느껴졌다. 강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가슴속 고통의 응어리를 표현하고 채색으로 희망을 이야기해, 쌓였던 응고가 새로운 세계로 탄생함을 표현했다고 했다.
잊힌 우리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작가자신의 작품이 포인트가 돼 한국의 전통과 조화롭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국내발표도 좋지만 한국의 전통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독일·미국뉴욕 등 해외전시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중견문화예술가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위하고, 외교통상부 문화교류 자문위원으로서 한국의 감성을 세계인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 가고자 한다.
전북을 위해서는 여건이 주어지면 전통한옥과 조각의 어울림으로 세계적인 문화컨테츠를 만들어 외지인들이 전북에 와서 색다른 문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좋은 작품을 발표해 도민들에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예술인으로서 당연하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