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지견학, 이게 ‘공무수행’인가

2019-09-18     전북연합신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상륙으로 온 나라가 심각해 졌다. 따라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국가를 방문했을 경우 반드시 검역당국에 신고해야할 정도로 관리가 엄격하다.
치사율 100%라는 무시무시한 이 전염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반해 전주시 공무원 40명이 경기도 파주시로 선지지견학을 다녀왔다. 견학장소는 파주시출판단지와 예술마을로 돼지열병발생지역과 불과 8km 남짓이다. 인근 지역인 연천군에서도 발병했다고 한다.
세균이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칫 전북지역의 돼지열병의 근원지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
도내 802개 농가에 132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묵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공익적업무를 하겠다는 공무원들이 돼지열병 발생지역으로 선진지견학을 떠났다는 게 문제이다. 혹여 몰랐다면 정보력에 문제가 심각하다.
모든 업무를 피동적으로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형적인 ‘나 몰라라 이고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돼지열병은 약도 없고 치료방법도 없다. 백신자체가 없어 무조건 살 처분이다. 그렇다고 인간을 살처분할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이번 선진지견학을 다녀온 공무원은 격리수용해 검역을 받아야 하는 게 맞다.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면 공직자로서 공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
의회도 마찬가지이다.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의 능력이 상실되면 ‘의회무용론’이 불거질 것이다. 많은 기초의회가 나름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쉽고 부족한 게 많다는 지적이다. 자칫 흘려보낼 수 있는 이런 중요한 사안 역시 잘 챙겨보고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사전예방조치가 최선일 것이다.
전북도 역시 이번 돼지열병에 관해 심각한 수준을 인식하고 도내 전역에서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게 최선을 다해 조치하는 것 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것을 무지로 인해 막을 수 없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 몫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