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가족 상봉한 주민들 돈 모두 갈취

2011-01-14     투데이안

북측 이산가족들이 지난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남측 가족들로부터 받은 돈을 당국에 모두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14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한 주민들이 남한 가족으로부터 받은 현금을 모두 북한 당국에 갈취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북측 이산가족은 상봉 당시 남측 가족에게 500달러 정도의 현금을 건네받았지만 그 중 250달러는 북한이 상봉 전에 지급하는 옷과 기타 물품들의 대금이라며 환수해갔다. 또 나머지 250달러도 국가재정 사정이 어려우니 헌납하라고 강요해 사실상 갈취당했다고 한다.

북한은 북측 가족에게 제공하는 양복이나 선물비용 등의 대금으로 250달러 정도만 환수하고 나머지 금액은 가족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작년 추석계기 상봉에서는 전부 빼앗아간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00년 8월 정례화 된 후 지금까지 18차례 진행됐다.

초기 상봉행사 때는 북한 당국이 남측 가족들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압수해 갔으나, 북한 내부에서조차 비난이 일고 한국 언론에서도 "돈을 다 뺏어가는데 북측 가족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일자 받은 돈의 일부를 가족들이 가지도록 허용했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작년 상봉에서 또 다시 100%를 가져갔던 것이다.

북측 이산가족들은 상봉 전 평양에 집결해 좋은 숙소에서 약 보름동안 합숙하며 얼굴 미용과 마사지를 받고 머리를 다듬는다고 한다.

또 단체로 양복을 맞춰 입고 남측 가족들에게 줄 선물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급받는다. 250달러는 여기에 대한 대금이라고 볼 수 있다.


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오르기 위해서는 뇌물이 필수적이다. 남측 이산가족을 만나면 현금과 선물 등이 생기는 것을 주민들도 알고 있어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한 가족들에게 받은 돈까지 모두 빼앗아 가버려 이산가족 상봉을 한 북한 주민들은 오히려 빚을 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도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미끼로 해외 이산가족의 돈을 뜯어냈다는 내용이 있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