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4호기 또 화재…방사능 누출·여진 '공포' 심화

2011-03-16     투데이안

사상 최악의 지진이 강타한 지 5일이 지났지만 일본은 여전히 방사능 누출과 여진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폭발과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방사능 누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수도 도쿄 남쪽에 위치한 시즈오카(靜岡)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해 추가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16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4호기는 전날에도 폐연료봉을 냉각 상태로 보존하는 수조에서 화재가 발생해 방사능이 직접 대기 중으로 누출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신속히 4호기 수조에 냉각수를 투입할 것을 지시했으나 내부 방사선 수치가 높아 직원들의 접근이 어려워 작업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5·6호기도 온도가 소폭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弥)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5일 후쿠시마 원전 2호기의 노심이 제한적인 손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최근 일본 원전의 위기는 우려스럽지만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재앙과는 다르다"면서도 "원전 위기 상황에 대처한 시의적절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회사 로사톰(Rosatom)도 이날 "불행히도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 6기 모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일본 당국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연료봉을 냉각시키지 못할 경우 원자로 6기 모두 노심용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키리옌코 로사톰 대표는 "파손된 원자로에서 방사능 물질을 누출하고 있는 상태"라며 "원자로 냉각에 사용된 물이 지하수면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는 이날 "전날 발생한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며 "후쿠시마 원전 4호기 폭발사고는 국제원자력사고고장등급(INES) 기준으로 6등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6등급은 방사능 누출 피해 방지를 위한 광범위한 재해대책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기록되고 있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INES 기준으로 7등급을 기록했다.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원전 원자로 노심 파손도 INES 기준으로 5등급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10시31분께 시즈오카 현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NHK는 "지난 11일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가장 강력한 여진 중 하나"라며 "도쿄에서도 진동이 느껴졌으며 건물도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시즈오카현 지진 발생 3분 전에는 후쿠시마현 해안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지진으로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지만 20여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16일 오전 5시30분께 혼슈(本州) 동쪽 해안에서도 규모 5.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