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무서운 양날의 칼
이동주 객원논설위원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막말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극심하다. 최근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에 대한 말이 논란(論難)이 되고 있다.
말은 혀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하지만 화해보다 오해와 감정만 더욱 악화 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말은 상대가 누구든 항상 신중을 기할 때 좋은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다.
‘내 혀를 보아라’는 뜻의 시오설(視吾舌)은 “곧 혀만 있으면 천하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주지(主旨)하고 있다. 혀(舌)를 통해 나오는 말에 용기와 마음에 상처, 격한 갈등과 화해를 유도하고 또는 많은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
전국 시대 위(魏)나라에 장의(張儀)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가난 했지만 언변과 재능이 뛰어났다. 그는 자신을 써 줄 사람을 찾아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가 초(楚)나라 재상 소양(昭陽)의 식객이 되었다.
어느 날 소양은 초왕(楚王)이 하사한 ‘화씨지벽’이라는 진귀한 구슬을 주변인들에게 피로(披露)하는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 연석에서 진귀한 구슬이 감쪽같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잔치에 참석한 모두가 장의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가난뱅이인 장의가 훔친 게 틀림 없다”고 말했다. 장의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부인했지만 수십 대의 매질을 당하며 실신하자 소양은 할 수 없이 그를 방면했다.
장의가 초주검이 되어 집에 돌아오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어쩌다가 그래, 이런 변을 당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의는 느닷없이 혀를 쑥 내밀어 보인 다음 “내 혀가 아직 있소, 없소”하고 물었다.
장의(張儀)는 “몸은 가령 절름발이가 되더라도 상관없으나 혀만은 상(傷)해선 안된다”고 했다. 말을 하려면 세치 혀가 건재해야 세상을 살아갈 수 있고, 또한 천하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막말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 정도로 심각하다.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와 같고, 말은 혀를 베는 칼날”이다. 또는 말에는 솜 같은 말이 있고 가시와 같은 말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말에는 양 온의 칼날이 담겨있어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한다.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인다”고 했다. 말이란, 사람의 마음과 같이 움직이며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입에서 무심코 나오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하고,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말이란 신중을 기해야 하며, 함부로 내뱉는 말에 상대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상대방 마음을 움직이는 말에 감복(感服)했기 때문이다. 말이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과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어 항상 신중해야 한다.
입에서 나오는 말에는 날개가 달려있어 천리 아닌 만리까지 날아가게 된다. 특히 나쁜 말은 쉴 새 없이 덩치를 키워가며 빠른 속도로 전파되며,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말이란 한번 뱉으면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다.
말은 잘해도 본전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마디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 막가파식의 말은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낭패를 겪게 된다. 그래서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은 편안하다고 했다.
영국의 시인 R사우디는 “속된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이 드러나도록 하고, 현명한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이 가려지도록 한다”고 했다. 이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해 주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도 “인간의 마음속에는 절대적 의지 또는 자유 의지는 없다고 했다. 오히려 마음은 무언가 바라도록 하는 원인에 의해 결정되고 이 원인은 다른 원인에 의해 결정되고 무한히 계속 된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듯이 말도 그 변화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한번 뱉은 말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리고 사람은 말과 같이 움직이지 않고 지난 일들을 까맣게 잊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했듯이 정치권도 언중유골(言中有骨)로 갈등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막말을 하고도 모른척 하는 이중적 행동까지 하고 있다. 정치권은 막말 보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며 귀감이 되는 좋은 훈수의 말이 오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