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를 지역경제로…완주형 ‘지역상생 입장제’를 제안한다
오상영 원광보건대학교 전 겸임교수 삼례로타리클럽 제48대 회장 삼례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파크골프의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생활체육시설을 넘어 사람을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새로운 관광·경제자원이 되고 있다.
완주군도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완주군은 현재 10개소 180홀의 파크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6개소 171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봉동 천변레포츠공원에는 45홀 규모의 만경강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전국 단위 대회와 스포츠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완주군 파크골프 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몇 개의 파크골프장을 더 만들 것인가’에서 ‘파크골프를 통해 완주에 얼마나 많은 소비와 체류를 만들어낼 것인가’로 정책의 시선을 넓혀야 한다.
필자는 경북 구미시가 운영하는 관외 이용객 대상 지역소비 연계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구미시는 관외 이용객이 지역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 소비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파크골프장 이용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외지인에게는 이용 편의를 제공하고 지역 상권에는 소비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발상의 전환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체육시설을 지역경제와 연결한 것이다.
완주군도 이제 ‘완주형 파크골프 지역상생 모델’을 검토할 때다.
특히 완주는 전주·익산 등 인접 도시와 생활권이 연결돼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완주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관외 주민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전주·익산 등 관외 이용객이 얼마나 되는지, 완주군민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먼저 정확하게 조사하면 된다.
각 파크골프장의 이용객 수와 관내·관외 이용객 비율, 관외 이용객의 거주지역, 이용시간대와 재방문율 등을 조사해 데이터로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군민 이용권을 보호하면서 외지 이용객을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정책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지금이 적기다.
완주군은 2027년 7월 파크골프장 직영 운영을 목표로 여러 부서에 나뉜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관련 조례 제정 등 새로운 운영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직영 전환이 단순히 관리 주체만 바꾸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군민 우선 이용원칙과 관내·관외 이용객 관리, 예약방식과 사용료, 이용시간은 물론 지역경제 연계방안까지 하나의 운영체계 안에서 설계해야 한다.
그 핵심 정책으로 필자는 ‘완주형 파크골프 지역상생 입장제’를 제안한다.
관외 이용객이 완주군 내 음식점과 숙박업소, 전통시장,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 소비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예약이나 이용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미시 사례처럼 1팀당 5만 원을 하나의 기준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 다만 금액과 인정 업종, 영수증 인정기간, 적용 인원 등은 완주군의 이용실태와 지역상권 여건에 맞게 설계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무료입장 자체가 아니다.
파크골프를 치기 위해 완주에 들어온 사람의 소비를 완주 안에 남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전주나 익산에서 네 명이 완주를 찾아와 파크골프만 치고 돌아간다면 지역경제에 남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운동을 마친 뒤 완주의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전통시장이나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농특산물을 구입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기에 관광과 숙박까지 연결된다면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지역경제로 사람과 소비를 끌어들이는 입구가 된다.
완주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삼례시장과 삼례문화예술촌, 봉동 생강골시장, 고산미소시장, 지역 음식점과 로컬푸드, 관광·숙박시설 등을 각 지역의 파크골프장과 연결하면 된다.
파크골프와 식사, 전통시장, 로컬푸드, 관광과 숙박을 하나의 소비동선으로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전국 단위 파크골프 대회와 스포츠 관광객 유치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정책은 더욱 중요해진다.
전국대회 참가자와 가족들이 완주에서 운동만 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완주에서 식사하고 장을 보고 숙박하고 관광하도록 연결한다면 파크골프에 투자한 공공재원이 지역 상권의 매출과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완주군민의 이용권이 우선돼야 한다.
관외 이용객 유치로 정작 완주군민이 이용하기 어려워져서는 안 된다. 군민 우선 이용시간을 확보하고 관외 이용객의 이용시간과 인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역소비 연계 혜택도 혼잡한 주말보다 평일이나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처음부터 완주군 전체에 도입할 필요도 없다.
필자는 2027년 직영 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선 1~2개 파크골프장을 선정해 6개월 정도 시범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시범사업 전에는 관내·관외 이용실태를 조사하고, 시행 후에는 관외 이용객 수와 지역소비액, 참여업소 수, 재방문율, 군민 이용불편 여부 등을 분석하면 된다. 효과가 확인되면 다른 파크골프장으로 확대하면 된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영수증 확인을 넘어 ‘완주 파크골프 지역상생 패스’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파크골프와 음식점, 전통시장, 로컬푸드, 관광과 숙박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다.
완주군은 파크골프장을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2027년 7월 직영 운영이라는 중요한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바로 지금이 시설을 만드는 정책에서 운영을 혁신하는 정책으로 넘어갈 때다.
파크골프를 치러 온 사람이 완주에서 밥을 먹고 시장을 찾고 농산물을 사고 관광지를 둘러보고 가능하다면 하룻밤을 머물도록 만들어야 한다.
체육정책과 관광정책, 지역경제정책을 따로 볼 이유가 없다.
2027년 직영 전환은 단순한 관리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완주군 파크골프 정책을 다시 설계할 기회다.
군민에게는 더 공정하고 편리한 이용환경을 제공하고, 외지 이용객의 방문은 지역소비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해야 한다.
‘파크골프장을 몇 홀 더 만들 것인가’에서 ‘파크골프로 완주에 얼마의 소비와 체류를 만들어낼 것인가’로 정책의 기준을 바꾸자.
파크골프장을 생활체육시설에서 지역경제의 플랫폼으로 바꾸는 것.
2027년 직영 전환을 앞둔 지금, 완주군이 준비해야 할 파크골프 정책의 새로운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