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중앙골목형상점가, 신속한 지정으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자
오상영 원광보건대학교 전 겸임교수 삼례로타리클럽 제48대 회장 삼례센스안경원.금강보청기 원장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은 반드시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막대한 예산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상권의 가치를 되살리고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최근 고창군이 고창읍 시장길 일원을 지역 최초의 골목형상점가로 지정한 사례는 완주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창군은 전통시장 주변 35개 점포가 밀집한 구역을 골목형상점가로 지정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과 각종 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변화는 완주군 삼례읍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삼례읍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원도심과 삼봉지구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신도심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신도심에는 새로운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있지만, 원도심은 인구 이동과 소비환경 변화, 상권 경쟁 심화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삼례시장과 주변 골목상권은 오랫동안 지역경제와 주민 생활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상권의 활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례중앙골목형상점가 상인회는 지난 10월 12일 총회를 개최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이어 10월 19일에는 38개 점포를 대상으로 완주군에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신청했다. 현재 완주군에서 지정 요건과 관련 절차를 심사하고 있다.
상인회가 마련한 사업계획에는 상점가 시설 현대화와 환경개선, 공동 마케팅과 판로 확대, 세일행사와 이벤트 개최, 전자상거래 및 홈페이지 운영, 상인 역량 강화 교육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히 지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 스스로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행정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완주군은 관련 법령과 조례에 따른 지정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되, 불필요한 행정적 지연 없이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상인회에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요건이 충족된다면 조속히 지정 절차를 마무리해 소상공인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삼례시장과 기존 상인회 소속 일부 점포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하고 있다. 골목형상점가 지정이 이루어진다면 가맹 요건을 갖춘 주변 점포까지 사용 기반을 확대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하나의 소비권역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골목형상점가 지정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중요한 것은 지정 이후 골목에 사람이 모이고 상인들의 매출이 늘어나는 실질적인 변화다.
이를 위해 완주군은 지정 이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 지원과 상권 환경개선, 공동 홍보, 정부 공모사업 참여 등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상인회와 행정이 정기적으로 협의하며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는 협력체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삼례 원도심과 삼봉지구 신도심을 경쟁 관계가 아닌 상생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신도심의 인구 증가는 원도심에 새로운 소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다. 삼봉지구 주민들이 삼례시장과 골목상권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역 소비 캠페인과 공동 할인행사, 문화행사 등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여기에 삼례문화예술촌을 비롯한 지역 문화자원과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연결한다면 관광객의 방문이 지역 상점의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
상인들 역시 친절과 서비스,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행정은 제도와 기반을 마련하고, 상인은 경쟁력을 키우며, 주민은 지역 소비에 참여하는 협력체계가 중요하다.
삼례 원도심은 단순히 오래된 상업지역이 아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삶이 축적된 소중한 경제공동체다. 원도심의 활력을 되살리는 일은 상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례읍 전체의 균형발전과 직결된 과제다.
이제 완주군이 답할 차례다. 삼례중앙골목형상점가 38개 점포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속한 심사를 진행하고, 지정 이후의 실질적인 상권 활성화 대책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
골목형상점가 지정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새로운 기회다. 상인들의 노력에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질 때 삼례 원도심의 골목에는 다시 사람이 모이고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
삼례중앙골목형상점가의 조속한 지정이 원도심 상권 회복의 출발점이 되고, 원도심과 신도심이 함께 성장하는 하나의 삼례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