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돌봄학교로 ‘제2의 개교’ 맞는 고창성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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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돌봄학교로 ‘제2의 개교’ 맞는 고창성송초
  • 박정호
  • 승인 2010.02.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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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지역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도시와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연중돌봄학교 육성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하교 후 방임상태에 놓이기 쉬운 농산어촌 학생들의 실정에 맞춰 학교의 돌봄 기능을 강화, 365일 내내 교육, 복지, 문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창성송초등학교(교장 김민주)도 연중돌봄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가 각각 99%, 98%에 이르는 등 교육 수요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성송초등학교는 학생들이 학교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저녁 6시, 하교할 때까지 학생들을 보살핀다.

정규수업이 끝나면 과제지도와 학생별 보충지도를 하고 판소리, 논술, 일본어, 영어, 컴퓨터, 국악, 수학놀이, 독서지도, 한자 등을 학습시킨다.

학교와 연계한 보건소와 병원에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치과치료를 받게 하고 목욕비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영화감상, 연극관람, 창의력 게임 등 문화적 체험과 유적지를 찾아가는 현장체험은 물론 도자기, 초콜릿, 천연비누, 양초 등을 직접 만들고 천연염색을 해보는 실습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연중 돌봄학교 프로그램운영을 통해 성송초등학교는 영세한 농촌가정의 사교육비경감에 기여함은 물론 떠나는 학교에서 머무르는 학교로 변모했다.

그간 별다른 문화적 자극을 받지 못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특기적성을 계발하고 개인적 역량을 키웠다.

지난해 초 예닐곱 명에 이르던 학습부진학생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오르고 지역의 전통을 계승한 농악놀이로는 ‘제8회 고창군 농악대회’에서 학생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집안에 컴퓨터가 없어도 학교에서 배운 실력만으로 ‘2009 전국인터넷미디어 대전’에서 특별상을 타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918년에 개교한 성송초는 그간 64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 깊은 학교지만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지금은 전교생이 43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가 됐다.

재학생들의 가정형편은 기초생활수급자 24%, 다문화 가정15%, 한 부모 가정 11%, 조손가정 17%로 넉넉지 못한 편.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교 후 돌보는 사람 없이 혼자 지내고 문화적 접촉 기회가 적으며, 특히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학생들은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성송초는 먼저 이 같은 실태를 파악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학력을 신장하고 특기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배움터, 돌봄이 어려운 가정을 대신하는 돌봄터, 학생건강을 위한 보건의료건강터, 다양한 문화체험과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체험교육 및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으로 돌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울러 다문화가정의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다문화 튼튼교실을 운영,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고민이 크다. 연중돌봄학교로 선정되면 3년간 예산을 지원받는다. 문제는 지원기간이 끝난 다음이다.

예산이 없어 3년간 누리던 혜택을 중단시킨다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실망이 얼마나 클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장준식 교무부장은 “아직 2년이라는 기간이 남아 있지만 그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한다.

지속적인 예산 지원, 그리고 7~8년 된 구식컴퓨터대신 새 컴퓨터를 장만하는 것. 성송초등학교의 간절한 바람이자 숙제다./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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