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발언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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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발언 신중해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04.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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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격이며 나라의 품격과 정치의 선진화를 보여준다. 그래서 말한 마다가 매우 중요하다. 국회는 틈날 때마다 막말정치 퇴출을 외쳐왔다. 그런데 작금에 이러하지 못한 말버릇이 또 터졌다.
 

2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며 막말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연설 도중 안 대표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거론하면서 "기득권 내려놓기의 상징이었던, 기초공천 폐지 공약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왜 대선공약 폐기를 여당의 원내대표께서 대신 사과하시는지요? 충정이십니까? 월권이십니까?"라고 발언하는 순간 최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일이 발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집권당 원내대표의 품격을 내팽개친 최 원내대표의 몰상식한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최 원내대표에게 정식 사과를 요구했다.이를 보자면 국회의 파트너인 제1야당의 당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진행하는 과정에 불쑥 끼어드는 것이 새누리당식 품격 정치가 아니다. 참으로 경망스럽기 짝이 없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31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에 참석 중 기자와 만나 “서비스업 분야 직역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칸막이’로 대표되는 경쟁제한적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라며,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은행과 증권업 간 겸업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업의 겸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제 금융추세에도 역행할 뿐 아니라, 우리 금융체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저해한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첫째, 은행과 증권업의 겸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제금융추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발상이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은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의 분리를 적극 추진하고, 은행들의 무분별한 자기자본 투자를 금지하기 위해 볼커 룰(Volker Rule)을 도입하는 등, 은행과 증권업 간의 고유업역을 분리하고, 금융산업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규제들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둘째, 현 부총리의 발언은 현행 금융체계에 대한 이해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과 관계 법령은 은행과 증권이 겸업을 하게 되면 투자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 또한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직접적인 증권업 겸영을 금지하고 있는 반면, 금융지주회사제도를 통해 지주회사가 전업 자회사의 형태로 은행과 증권사를 각각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과 증권의 겸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과거 무분별한 금융 규제 완화가 IMF 경제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져 국가적 위기와 엄청난 국민적 부담을 초래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책운용의 원칙이며, 국가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와 관련된 규제에 대해서는 발언조차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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