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국제적 망신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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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국제적 망신 자초했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04.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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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가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지난 3월 3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승인소위원회(ICC SCA) 의장으로부터 “승인소위가 기존 등급(A 등급)에 대한 재승인 심사를 2014년 하반기 회기로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는 서신을 통보받은 바 있다.

ICC의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2008년 11월에 제안된 권고사항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 선출과 임명에서의 투명성 보장 ▲ 지도부 및 직원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 ▲ 기능적 면책 및 독립성 보장 이 세가지 사항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이는 2009년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권 눈치보기 기관으로 전락한 사태에 대해 국내에서 받아온 비판과 내용상 다르지 않다.

 ICC를 비롯한 국제사회 역시 한국 인권위원회의 현 실태에 대해 주목하고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국가 인권위의 모범기관 역할을 했던 한국 인권위가 이렇게까지 추락해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국가인권위원회는 4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ICC의 권고 사항은 법과 제도 등 법률개정 관련사항이므로 인권위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하면서  여전히 인권위에 내재된 문제를 외부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의 마지막 보루인 인권위는 도대체 언제까지 정권의 보루로만 남으려고 하는가. 인권위는 지금보다 얼마나 더 비판을 받아야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는가.

특히나 ICC가 지적했던 바,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비판적 분석 및 논평을 할 수 있는 국가인권기구의 역량 및 국가인권기구에 대한 대중의 신뢰 확보 사항은 법·제도 개선을 뛰어넘어 인권위 자체적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사안이다. 자체적인 개혁없이 외부 탓만 하는 인권위의 현재 모습은 국내외적인 위상 하락을 자초할 뿐이다.

현병철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연임에 재가해서 임기 5년째를 맞고 있고, 이는 인권의식이 전무한 박근혜정권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되고 있다. 현병철 위원장은 이와 같은 국내외의 무수한 비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사퇴 해야 한다. 그것으로부터 한국 인권위원회의 실추된 명예가 바로 잡힐 길이 열릴 것이다.

특히 국가인권위 임면, 조직, 예산 및 편성에 있어서 독립성 존중, 인권위원 후보추천위원회를 두어 인권위원 선정의 투명성과 시민사회의 참여강화 방안 등을 담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국가인권위가 실질적인 독립성·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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