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밭 만들어 놓고 농사 지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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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 만들어 놓고 농사 지으라니"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4.05.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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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 고속철도 현장 사후처리 미홉

"모내기를 해야하는데 논에 가면 자갈이 가득합니다, 어떻게 논을 갈아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공덕면 주민들의 하소연이다.호남고속철도 시공과정(3-3공구)에서 시공사측의 공사편의주의로 인한 사후처리 미흡과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농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김제 백구면 부용리 ~공덕면 황산리 일대에서 고속철 공사하는 시공사(D건설)은 고속철도 교각건설에 필요한 건설장비 출입구와 야적장 확보를 위해 부용리~황상리 일대 농지(1만1천평)를 2010~2012년까지 3년간 임대해 사용했다.사용기간 만료후 시공사측은 임대 사용한 농지를 원상 복구해 반환해야 되는데도 공사 편의상 깔아놓은 자갈 등 건설 잔해물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게 됐다.이 지역 주민들은 D건설에 사후처리를 요구했으나 이 과정에서 D건설측은 원상복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며, 또한 당국의 소극적인 행정도 농민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본래 농지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시 시청에 농지일시전용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 현재 외관상 완료된 것으로 보이지만 유심히 관찰하면 자갈, 바위 등 건설 잔해물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농지 본연의 기능이 상실된 상태이다.농민들은 임대만료 시점부터 1년 넘게 시공사측에 꾸준히 원상복구를 요구했지만 D건설은 과실만 인정할 뿐 적극적인 보상이나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항의가 빗발치자 D건설측은 일부 피해 농지에 대해 모를 심어주고 농민들에게 평당 1,500원의 보상금을 제시했지만 농민들은 평당 5,000원의 피해보상금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농민들은 지난달 25일 김제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김제시는 민원을 접수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농지일시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을 인지했다.김제시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측과 협의중으로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 "농지 불법사용에 관해서는 과실을 인정하지만 원상복구가 완료 됐으니 별다른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이어 "이미 공사가 완료가 된 시점이라 불법 점유했던 사실을 소급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현재로서는 D건설측에 원만한 합의를 촉구해달라는 의견을 전달만 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D건설 관계자는 "농민들과 대화를 통해 협의점을 모색하고 있다"며 "농사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호남고속철 3-3공구뿐만 아니라 3-4공구(H건설)도 농지를 임대해 사용하고 제대로된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서윤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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