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과 폭력에 대해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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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과 폭력에 대해 생각하다
  • 손주현
  • 승인 2015.02.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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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경찰서 정보보안계 경사 손주현

‘당신은 사회성이 참 좋아’ 생활 가운데 흔히 접하게 되는 말이다.

‘사회성’ 이라는 단어를 찾아보았다. 집단을 만들어 생활하려는 인간의 근본 성질, 집단생활에 적응이 잘 되는 소질, 즉 사교성을 말한다고 국어사전에 풀이를 해 놓았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명제처럼 사람은 누구나 사회성을 지닌다. 사전 정의대로라면 나는 사회성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다. 한 직장에서 18년을 다녔으니 집단생활에 잘 적응한 편이고, 사회문제에도 제법 관심이 많으니까. 물론 가끔은 가정이나 직장 등 아무 곳에도 얽매이지 않는‘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지만 이마저도 일상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사회성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늘 다른 사람과 관계맺고 살아야 하는 사회에서 사회성이 좋은 건 분명 칭찬일 게다.

 그런데 나는 요즘‘사회성’이라는 말이 불편하다. 얼마전 인천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보며 깜짝 놀랐던 건 때리는 교사의 폭력성보다 맞고 난 아이의 태도였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튕겨나간 아이가 얼른 교사 앞에서 무릎꿇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했다. 주위 사람들 반응도  비슷했다. 아이 태도로 봐서 교사의 폭력이 처음이 아닐 것이라고 미뤄 짐작했다. 마치 군대에서 얼차려 받던 군인이 상사의 발길질에 넘어졌다가 벌떡 일어나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복종이라는 말뜻을 알기도 전에 아이들은 두려움과 공포로 복종하는 법을 어렴풋이 배우고 있었다. 댓글 가운데‘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또래와 놀고 어울리면서 관계맺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문득‘과연 우리 사회에서 사회성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 가만히 있는 것? 원만한 대인 관계?

 매맞는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기보다 겁먹고 무릎부터 꿇는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우리사회에서 사회성이란 폭력에 길들여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나친 비약이겠지만 국가 폭력이 사회화하면서 가정과 학교 속으로 파고들었다면 이런 폭력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을까? 사회성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이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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