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막하는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는 박태환은 별다른 부담 없이 대회에 임했던 2년 전과는 조금 달라 보였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400m 우승과 대회 2연패를 반드시 이뤄야한다는 생각이 그를 짓누르는 듯 했다.
출국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함께 그에 따른 부담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박태환은 인터뷰 중간마다 "부담을 느낀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올림픽에서도 성공을 거뒀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는 전국민의 기대를 20대 청년이 감당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이어 그는 "수영은 개인종목이기에 매번 기록이 잘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성적이 좋든 그렇지 않든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변함없는 성원을 요구했다.
그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는 노민상 감독 역시 남모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박태환이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노 감독은 박태환이 심적으로 상당히 지쳐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노 감독은 "현재 우려되는 부분은 태환이가 느끼는 심리적 피로감이다. 너무 성적만 요구하니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 좀 도와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태환이는 이제 21살이다. 영어도 배우고 싶고 미팅도 하고 싶어하는 그런 나이"라면서 "미국은 대회마다 비중을 달리해 준비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태환이의 나이를 이해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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