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제도 선진화방안 개선책은 '조삼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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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제도 선진화방안 개선책은 '조삼모사?'
  • 투데이안
  • 승인 2010.09.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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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비율 묶어놓고 특채를 점차적으로 늘린다고 하면 좋아할 고시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부와 한나라당이 9일 오전 당정회의를 열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혜 채용 파문을 계기로 논란이 일고 있는 '채용제도 선진화방안'(채용선진화방안)의 개선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행정고시 준비생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날 5급 공무원 특별채용 비율을 현행 수준(지난해 27.6%)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채비율 확대를 전면백지화하고 공채비중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고시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오후 들어 전면백지화가 아니라는 행정안전부의 정리된 입장이 전해지면서 고시생들은 반응은 분노 그 자체였다.

행안부의 해명내용을 살펴보면 앞으로 5급 이상 전체 채용 인원 중 행시 출신 절대인원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5급 공무원 수요가 늘어나도 절대숫자는 제자리 걸음을 한다는 것이다.

유 장관 딸 특혜채용 문제가 시발점이 돼 '현대판 음서제'란 신조어를 낳은 특채비중은 5급 이상 공무원 채용이 늘 수밖에 없는 현재 흐름상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특채채용을 전체 채용기준 대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행안부 기존 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고시생들은 이 같은 행안부의 입장이 결국 '조삼모계'나 '눈 가리고 아웅'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고시생 임모씨(31)는 "정부가 행시 합격인원을 묶어놓고 5급 공무원을 늘린다면 수험생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불이익 뿐"이라며 "당정협의가 되레 거부감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씨(30)는 "특채방식의 인재채용이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로스쿨처럼 돈있는 이들에게 유리한 선발구조가 되기 십상"이라며 "특정 계층에게 유리한 특채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권모씨(23)는 "이미 50년간 이어진 제도"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전 제도로 고시를 준비하고 있어 제도를 유지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모씨(24)는 "취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확고하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고시제도를 이리저리 뒤짚는 것은 결국 고시생들의 사기만 꺾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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