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자리에 이게 뭐냐"…곽지균 감독 추모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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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자리에 이게 뭐냐"…곽지균 감독 추모부스
  • 투데이안
  • 승인 2010.10.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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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보도자료, 빛바랜 촬영현장 사진과 포스터….

축제 중인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야외 무대 한 켠에 지난 5월 생을 마감한 곽지균(1954~2010) 감독을 추모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휴일인 10일 오후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 바닷가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곽 감독 추모 부스는 한산했다. 그의 영화를 사랑한 이들이 간혹 찾아와 고인의 사진과 연출작품 사진을 찍어가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들마저 머무르는 시간은 1분도 되지 않았다. 대다수는 추모 부스 옆에 마련된 공짜 맥주 등 경품을 제공하는 부스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즐거운 축제 자리에 이것이 뭐냐”며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도 있었다.

1986년 ‘겨울 나그네’로 데뷔한 곽 감독은 2006년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마지막으로 영화를 연출하지 못했다. 10년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린 고인은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 ‘일이 없어서 괴롭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추모 부스에는 “섬세하고, 아름다우며, 슬픈, 당신의 영화, 당신의 삶을 추모합니다”라는 글귀와 곽 감독의 얼굴사진이 들어간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며 스산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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