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호남 양보론' vs 강운태 '민주당 효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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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호남 양보론' vs 강운태 '민주당 효도론'
  • 투데이안
  • 승인 2011.01.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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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둘러싸고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같은 당 소속 강운태 광주시장이 각각 '호남 양보론'과 '민주당 효도론'으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강 시장 측은 최근 구도가 당내 갈등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어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민주당과 광주시는 정책협의회를 가졌던 지난 21일 공식브리핑을 생략키로 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었다. 민주당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를 당론으로 정한데 대해 광주·전남지역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갈등구도로 비춰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신중한 행보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광주 정책협의회 직후 손학규 대표의 '호남 양보론'이 대두되면서, 강운태 시장 측도 '민주당 효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손 대표는 "광주·전남의 지지로 당대표가 된 사람이지만 돌팔매를 맞더라도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호소한다"며 "우리가 내부에서 싸우면 충청권을 잃고 정권 교체는 물 건너 갈 것이므로 '민주당의 주인'인 광주가 대국적 견지에서 충청을 크게 안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정면 돌파의 의지를 보였다.

손 대표는 "정권 교체를 해서 우리가 이룰 것에 비하면 여기에(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에) 목 맬 일이 아니다"며 "우리가(민주당과 광주시가) 싸우면 현 정권과 '형님'이 의도한 대로 과학벨트가 가고, 당은 또 분열할 수 있다"며 '호남 양보론'을 거듭 강조했다.

정책협의회에 참석했던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광주권 유치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대신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형님벨트'를 비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광주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강운태 시장은 호남 안배와 전국토의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반드시 광주권에 입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시장은 "충청권 유치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가 각 시·도를 상대로 제안서를 공모키로 한만큼 상황은 달라졌고, 선의의 경쟁은 불가피해졌다"며 "이 마당에 당지도부가 특정 지역에 편향돼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정작 당이 할 일은 정부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결정토록 감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효도론'도 강조했다. 강 시장은 "흔히 광주와 민주당의 관계를 부모-자식 관계로 비유하는데 부모는 항상 자식이 잘되길 학수고대하지만 자식도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고 효도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발전에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주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광주시, 양 측의 입장차는 분명하고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차기 정권창출을 위해 충청권 껴안기를 당론으로 정했고, 광주시는 3조5000억원의 국책사업을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광주시는 현 정부들어 충청권에는 행복도시와 첨단의료복합산단, 영남권에는 첨단의료복합산단과 방사광가속기 등 대형 국책사업이 주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충청과 대구로 양분했던 첨단의료복합산단의 예처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양분, 또는 삼분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사력을 다해 충청권 최대 현안인 행복도시를 지켜냈다. 이제는 한 곳에 매몰될 게 아니라, 호남과 충청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이다"고 언급한 강 시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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