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신부' 문규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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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신부' 문규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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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2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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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인권 운동을 벌여온 문규현(66) 신부가 은퇴했다.

문 신부는 23일 오전 11시 전북 전주 평화동 성당에서 본당 주임신부로서 송별 미사를 집전했다.

문 신부는 이날 마지막 미사 강론에서 “본당 사제직에서 은퇴하겠다고 하니까 신부생활 다 끝나는 줄로 이해하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당 안에 머물며 좀 더 편안하게 있고 싶은 유혹이, 나이 들수록 많아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몸까지 성치 않아지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떠나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상실감이 가져다 주는 또 다른 선물을, 내려놓음으로써 지켜지는 것들을, 비우면서 채워짐을 지켜보겠다”며 “불안함 속에서 희망을, 불편함 속에서 평화를 누려보겠다”고도 전했다.

문 신부는 “이 시간은 만남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불어 생명의 길, 평화의 길, 사람의 길, 곧 하느님의 길 위에서 만날 수 있기를, 매일 새로남을 위해, 함께 기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바랐다.

미사 뒤에 이어진 송별식에서 성당 신자들로부터 십자가와 더불어 그간 활동을 기록한 ‘영적 예물’을 받았다. 2006년 8월26일부터 천주교 전주교구 평화동 주임신부을 맡아왔다.

한편, 1945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문 신부는 1976년 ‘바오로’라는 세례명으로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89년 평양청년학생축전에 대학생 신분으로 참가한 사회운동가 임수경씨(43)의 판문점 귀환에 동행,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또 1998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단과 함께 방북,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차 구속됐다.

새만금 갯벌살리기와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2009년 ‘용산참사’ 당시에는 단식투쟁을 벌이다 의식불명에 빠진 뒤 사흘 만에 의식을 되찾기도 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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