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3대용품, 안전 씨앗 울림에 귀를 기울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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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3대용품, 안전 씨앗 울림에 귀를 기울이며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1.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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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소방서 소방행정과장 강남섭

 

손안의 작은 씨앗에 귀를 기울여보면 드넓은 우주의 신비한 생명력이 가득 차 있다.
달콤한 열매 빛깔도 곱고 코를 자극하는 싱그러움에 많은 이의 식욕을 채우고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채워주지만, 한 입 베어 물고 난 후 단단한 껍질로 쌓여 말라 보이는 씨앗에는 쉽사리 마음을 주지 않는다.
열매가 세상이라면 씨앗은 세상을 담고 있는 우주의 그릇임에도 그 안의 깊은 울림을 귀 기울여 듣고 영롱한 빛을 찾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특히 눈부시게 현란한 첨단사회에서 마음의 여백에 기술이 집약되고 눈으로 보이는 세상이 곧 진실이며, 손에 잡히는 과학이 미래를 여는 세상이라고 믿는다.
어제는 지나버렸고 내일은 알 수 없지만, 오늘은 선물 즉 현재(Present)가 돼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오늘 받은 선물이 내일을 여는 기분 좋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나버린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 혼신에 힘을 쏟았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선물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고 앞으로 더 큰 선물을 기다리는 기대심리에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비약적으로 발전한 과학은 인간 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음식을 조리하고 물을 끓이던 모습은 실용적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열망에 의해 가스렌지가 대신하고 은근하게 데워지던 따뜻한 온돌문화는 전기매트 등 난방용품이 겨울 필수품으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한쪽 면만 바라보면 실용적이고 편리함만을 위해 발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궁이에 불을 지펴 생활하던 조선시대에 한양 대화재가 발생한 것을 보더라도 직접 불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성이 내포돼 있는 반면에 가스렌지, 전기장판으로 바뀌면서 안전장치를 강화해 화재 위험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버린 어제가 되면서 덤덤해진 사람들은 또 다른 위험을 발생시켰다.
과거 직접적인 불에 의한 화재였다면 현재는 전기적 화재, 가스폭발 등 발전하는 과학만큼 재난도 다양해졌다.
사용하는 제품에 안전장치는 장착돼 있지만 사용자의 부주의에 의한 화재 및 각종 재난이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내일인 미래만을 바라보는 시각이 작용해서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더 안전하게’, ‘더 튼튼하게’ 보완을 하고 만들도록 기술을 향상시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을 하겠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제품을 재구입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다.
카드놀이를 해 본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카드로 승부를 걸어야한다. 주어진 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카드를 바꿔달라고 한다면 게임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제품의 성능을 십분 활용해 안전하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실천하는 것은 어렵거나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 안전한 겨울용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몇 가지만 지키는 약속이 필요할 뿐이다.
전기장판, 히터 등 겨울난방용품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코드를 콘센트에서 제거하고 문어발식으로 확장하지 않으며 두꺼운 이불을 덮어 열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고 보관 시 접지말고 돌돌 말아서 보관하고 그 위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 열선이 눌리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화목보일러는 가연물과 보일러 간격을 2m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하고 인근에 소화기를 비치해두자.
또한 지정된 연료만 사용하고 한꺼번에 많이 사용하는 것은 금하고 연통청소는 3개월에 한번씩은 잊지말고 실천해주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거대한 나무를 자라게 하는 능력은 이미 작디작은 씨앗 안에 다 들어있다’ 다시 말해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을 받치고 있는 기둥은 눈부신 과학적 발전과 그 안을 가득 채운 안전을 실천하는 의지와 약속이다.
내일을 향해 걸어가야 할 우리는 기둥만을 바라보면서 전진하기보다 행복한 웃음과 생동력이 있는 소방안전 울림에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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