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 '핏빛'…전운 감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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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트리폴리 '핏빛'…전운 감돌아
  • 투데이안
  • 승인 2011.02.2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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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는 25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와의 충돌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날 수천명의 시민들은 금요 예배를 마친 후 거리로 나와 카타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수도 트리폴리 서부 외곽에서는 카다피 국가원수에 충성하는 민병대가 시위대를 향해 발포, 최소 4명이 숨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어 "시위자들은 녹색광장 인근 모스크 등에서 금요기도를 한 후 거리행진을 벌이기 시작했고 군인과 민병대가 이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기관총을 발포했다"고 말했다.

일부 민병대는 녹색광장 인근 건물 옥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 동부 외곽의 한 주민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며 "거리에 시체들이 흩어져 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친정부 세력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수십명이 숨졌다고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공식적으로 집계된 자료는 없으나, 친정부 세력이 숨진 민간인들의 사체 은폐를 자행하고 있어 사망자 수가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신빙성이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이날 트리폴리 녹색광장에 모인 지지자 1000여명을 향해 적들에 대한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또 "반정부 세력을 보복하라"고 반복적으로 외치며 "나라와 석유를 방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무아마르 카다피는 여러분과 함께 서 있다. 우리는 싸울 것이고 그들이 원한다면 죽일 것"이라며 "국민의 힘을 보라. 이것이 패배할 수 없는 국민의 힘이다"라고 외쳤다.

트리폴리 거주민들은 "궁지에 몰린 카다피 세력이 반정부 시위대를 불식시키기 위해 친정부 지지자들을 무장시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카다피 세력은 동·서부지역 대부분을 점거한 반정부 세력을 경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 사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반격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카다피 친위대 탱크부대는 트리폴리 동쪽으로 200㎞ 떨어진 미수라타 지역의 공군기지를 되찾기 위해 역공을 개시, 교전 끝에 기지의 상당 부분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세력도 미수라타에서 정부군의 역습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카다피와 반정부 시위대 중 절대적 우위를 점한 세력은 없다"며 "나라가 동서로 분할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정부 세력이 동·서부지역을 수중에 넣었더라도 리비아 전체 인구 600만명 중 약 3분의 1이 거주하고 있는 트리폴리는 여전히 카다피가 장악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또 이날 시위는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으로 수도 트리폴리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양측 모두 기세가 거세기 때문에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은 이날 반정부 시위대에 휴전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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