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요정·연기초보 김지원, 어떻게 장진 감독 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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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요정·연기초보 김지원, 어떻게 장진 감독 홀렸나
  • 투데이안
  • 승인 2011.02.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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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빅뱅'의 파트너 , '소녀시대' 서현(20)의 친구, 영화배우 원빈(34)의 여자친구….

새 얼굴 김지원(19)의 CF 이력이다. 30초 가량의 TV 광고로 존재를 먼저 알린 그녀가 장진(40) 감독의 10번째 영화 '로맨틱 헤븐'에서 여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생짜' 초보로서 장 감독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김지원, 탁월한 이야기꾼 장진 앞에서 무엇을 보여 줬을까.

"시나리오를 나름 분석하고, 연기를 주문하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해야지' 했는데 안 시키더라구요. '몇 살이냐, 집은 어디냐' 뭐 그런 걸 물어보시다가 '네가 미미 해라'라고 하셨어요. 조금 당황했죠. 밝고 건강한 이미지가 미미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요? 호호호."

그렇게 만난 장 감독, 그리고 3개월에 걸친 촬영동안 엉뚱하고 발랄하지만 하나뿐인 엄마와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 '미미'라는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미미는 골수암에 걸린 엄마를 살리기 위해 살인용의자를 기다리며 잠복근무한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미미라는 캐릭터가 밝고 씩씩하며 건강하기까지 하다고 느꼈어요. '어, 이거 나네? 나이도 비슷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자신감이 부족했었죠."

웃음기를 싹 뺀 장 감독의 감동 드라마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하는 부담도 컸다. 하지만 장 감독은 "괜찮다"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장 감독의 연출 스타일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연극을 하셨던 분이라서 그런지 리허설을 철저히 하시더라고요. 모든 것을 다 보이고, NG를 내면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할 지 알고 촬영하는 거죠. 그렇게 최고의 미미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래서인지 김지원이 NG를 낸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학창시절 달리기를 할 때 뛰는 폼이 좋다고 한 선생님들 탓 혹은 덕에 어설프게 뛰어야 하는데 프로페셔널하게 뛰다가 3번 정도 NG를 저질렀다.

장 감독은 김지원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김혜수, 김희선을 보는 것 같다", "이 영화로 신인상을 타지 못하면 같이 죽자"는 얘기까지 했다. "감사하긴 한데 과찬이고 부담도 되요. 신인상 얘기하신 것은 아무래도 저보다는 감독님의 '미미'에 대한 자신감이 아닐까요? 3개월 간 김지원보다 미미의 삶을 살려고 했어요."

첫 연기의 느낌이 가슴 깊이 와닿고 아직까지 남아있을 뿐 흥행성공의 부담이나 설렘을 느낄 여유는 없다. 그저 현실에 충실하자고 한다.

"지금은 연기에 '이응(ㅇ)'도 못 그리는 아이인데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연기자 김지원이라고 불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욕심을 내자면 나중에 노래도 들려드렸으면 하고요."

동국대 연극영화과 1학년으로 올 봄 캠퍼스를 누빌 그녀는 영화를 홍보하느라 입학식에는 가지 못했다. 그러나 꿈은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그래도 일단 영화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 다음은?

"원서 접수하러 학교에 한 번 와봤었는데 이제 친구들하고 캠퍼스를 돌아다닐 거에요. 헤헤헤."

소중한 사람을 하늘로 떠나 보내며 겪는 이별과 만남, 그리고 기적의 이야기를 장 감독 특유의 기발함으로 풀어낸 영화다. 김지원은 이순재(76) 김수로(41) 김동욱(28) 등과 호흡을 맞췄다. 3월24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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