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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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2.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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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얼마 전 전북현대의 K리그1 우승 및 이동국 선수 은퇴 소식에 대해서 글을 썼다. 그런 글을 발빠르게 쓸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내가 전북인이라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 사실은 축구 하면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선수 손흥민이 있다. 그의 해외에서의 활약은 왕년의 차범근이나 박지성을 넘고, 축구 팬들은 물론 전 국민의 희로애락과 연관되어 있을 정도다.

  서형욱 축구해설위원은 “코로나 시대의 상처받은 영혼들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연일 골을 터뜨리며 활약하는 손흥민의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추위와 함께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면서 떠날 곳도 만날 사람도 점점 줄어드는 갑갑한 현실에서, 세계 최고 무대를 헤집는 손흥민의 활기찬 플레이에서 많은 사람이 위안을 얻는다.”(한국일보, 2020.12.12.)고 말한다.

  그렇다면 손흥민은 어떤 선수인가? 영국의 토트넘 소속인 손흥민은 구단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ㆍ올해의골에 이어 주니어회원이 뽑은 올해의 선수, 공식 서포터 클럽이 꼽은 올해의 선수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2019∼2020 시즌엔 4개외 또 하나의 수상을 추가해 5관왕에 올랐다.

  토트넘은 8월 6일 “손흥민이 구단 레전드가 선정한 이번 시즌의 선수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토트넘 레전드들을 대표한 그레이엄 로버츠(61)는 “해리 케인의 장기 결장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팀에 많은 것을 기여했다. 항상 미소를 보이면서 열심히 뛰었다”고 평가했다. 외국 프로팀에서 한국 선수가 자그만치 5개의 상을 휩쓴 그런 수상은 응당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현재 손흥민은 지난 해 12월 번리전에서 터뜨린 75m 단독 돌파에 이은 원더골로 FIFA 선정 ‘푸스카스상’ 후보에 올라 있다. 수아레스 등과 함께 최종 후보 3명으로 압축되어 예선을 통과한 상태다. 푸스카스상은 지난 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팬들(50%)과 전문가 패널(50%)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선정한다. 

  그뿐이 아니다. 손흥민은 2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선정하는 남자 월드 일레븐(베스트11) 후보 55명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일보(2020.12.12.)에 따르면 손흥민은 15명으로 구성된 공격수 부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등과 경쟁하게 됐다.

  12월 8일(한국시간) 현재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득점 2위(10골)를 달리는 등 시즌 13골을 기록하고 있다. 호날두(12골), 메시(7골)보다 높은 득점 수치다. 12월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시상식에서 발표되는 베스트11은 전 세계 프로축구 선수들의 투표로 뽑으며 통상 공격수는 3명 선정된다.

 
  지난 해에도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후보에 선정됐지만, 최종 베스트11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그럴망정 최종 베스트11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월드 클래스 손흥민임에는 변함이 없다. 푸스카스상도 마찬가지다. 설사 수상자가 안된다 하더라도 후보에 오른 사실 자체만으로 손흥민이 얼마나 세계적 축구 선수인지 알 수 있다.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손흥민 골 소식은 계속 전해지고 있다. 가령 12월 8일과 14일 손흥민 골과 도움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EPL 11라운드 아스널전에서 과감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에 대해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방송 인터뷰 도중 난입해 “미친 골이었다”면서 “손흥민과 케인은 말이 필요 없는 월드 클래스”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적장인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마저 “손흥민의 골에 박수를 보낸다. 월드 클래스였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참 기분 좋은 소식이다. 코로나19 확산에다가 추미애ㆍ윤석열 소동과 공수처 출범을 둘러싼 티격태격 등 국민들 피로도가 고조되어 있는 나날이다. 뭐하나 신나는 일이 없는 시국이라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골 소식이 더 기분 좋은 뉴스로 다가오는 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몸값에서도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다. 동아일보(2020.6.10.)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6월 9일 2020년 여름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ㆍ스페인ㆍ프랑스ㆍ이탈리아ㆍ독일) 주요 선수들의 예상 이적료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손흥민의 이적료는 7,560만 유로(약 1,021억 원)로 평가됐다.

  올해 1월 7,850만 유로(약 1,061억 원)에서 290만 유로(39억 원) 줄어든 액수다. 코로나19로 구단들의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에 선수들 이적료도 대부분 줄어든 현실이 반영된 평가임을 감안해도 역대급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노쇼 파동을 일으킨 호날두가 848억 원으로 한참 아래 순위에 들어 있는데, 흐뭇하고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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