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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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2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2.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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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손흥민이 12월 18일 오전 3시(한국시각) 진행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시상식에서 가장 멋진 골(올해의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상(일부 언론은 푸슈카시상으로 표기)을 수상했다. 지난 해 12월 번리전에서 터뜨린 75m 단독 돌파에 이은 원더골로 세상을 놀라게 한 영화 ‘기생충’이나 가수 방탄소년단처럼 손흥민이 또다시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이미 ‘월드 클래스 손흥민’(전북연합신문, 2020.12.15.)이란 글에서 “설사 수상자가 안된다 하더라도 후보에 오른 사실 자체만으로 손흥민이 얼마나 세계적 축구 선수인지 알 수 있다”고 한 바 있는데, 푸스카스상을 수상함으로써 월드 클래스임을 새삼 입증한 셈이 되었다. 거기서 미진했던 이야길 더 하게 되는 이유다.

영국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아시아 선수 최초로 빅리그 정규리그 100골 달성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10월 6일이다. 10월 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 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으로 맹활약,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개인 통산 정규리그(유럽클럽대항전 등 제외) 100골을 달성했다.
이는 ‘차붐’ 차범근(98골)을 넘어선 아시아 선수 최초의 유럽 빅리그 100골이다. 차범근의 통산 유럽 정규리그 득점 기록(98골·308경기)을 299경기 만에 뛰어넘은 기록이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유럽 이중 국적 제외) 중 처음으로 유럽 주요 빅리그(스페인·잉글랜드·이탈리아·독일·프랑스)에서 100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이미 손흥민은 이미 2019∼2020 시즌에 EPL 11골 10도움도 기록했다. EPL에서 단일 시즌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한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이 사상 처음이다. 한겨레(2020.5.5.) 보도에 따르면 2019∼2020 시즌중인 2020년 5월 3일(한국시각) 영국 축구 전문매체 ‘90min’은 손흥민을 토트넘 홋스퍼 소속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발표했다. 
매체는 “토트넘을 거친 수많은 외국인 기대주 중 손흥민은 단연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매체가 발표한 각 구단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리버풀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 아스널 티에리 앙리, 첼시 디디에 드로그바(이상 은퇴) 등이다. 그러니까 어마무시한 세계적 선수 대열에 손흥민이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또한 손흥민은 한 시즌 최다인 30개(골 18, 도움 12개) 공격 포인트도 달성했다. 손흥민은 2020∼2021시즌 2라운드 사우샘프전에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골인 4골을 넣었다. 이는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의 첫 해트트릭이기도 하다. 나아가 아시아 선수가 한 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것은 1992년 출범한 EPL 역사상 손흥민이 처음이다. EPL 역사상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은 것은 손흥민을 포함해 28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햄스트링 부상 8일 만에 팬들의 예상을 깨고 깜짝 출전한 손흥민은 맨유를 상대로 11경기 만의 첫 득점이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트위터에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모습 등을 올리면서 “현재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손흥민?”(동아일보, 2020.10.6.)이라는 글을 남겼다.
무엇보다도 손흥민은 골 결정력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다. 12월 8일(한국시간) 현재 득점 랭킹에서는 11골로 1위인 도미니크 칼버트 르윈(에버튼)에 이어 2위(10골)를 기록중이다. 그런데 슈팅별로 골이 들어갈 확률을 계산해 값으로 산출해낸 득점 기댓값을 보면 사정이 다르다.
스포츠서울(2020.12.9.)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시즌 리그 11경기에 모두 출전해 17번의 슈팅을 날렸다. 이중 손흥민의 유효슈팅은 14개이며, 이중 10번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득점 기대값은 무려 58.9%를 넘어 압도적으로 EPL 최고 수준이다. 손흥민이 10번을 슈팅하면 6골 가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더구나 페널티킥 골이 한 차례도 없는 모두 필드골이다. 칼버르 르윈의 경우 27개의 슈팅 가운데 11골로 득점 기대값은 40.7%에 달한다. 칼버르 르윈도 페널티킥 골은 한 차례도 없었다. 손흥민의 팀 동료로 콤비를 이루고 있는 해리 케인은 무려 29차례나 슈팅을 날려 8번 골을 성공시켰을 뿐이다. 게다가 이중 페널티킥 골이 두 차례나 포함됐다.
2019~20시즌 EPL 득점왕을 차지했던 레스터시티의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17차례의 슈팅 가운데 9번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기대값은 52.9%로 손흥민에 이어 2위다. 하지만 바디는 페널티킥 골이 5골이나 돼 순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할 나위 없이 EPL에서 득점 기댓값 1위인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충분히 월드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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