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 사고와 화재에 대한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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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안 사고와 화재에 대한 경각심 가져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1.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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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헌 전주덕진소방서장

터널은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도로 건설 시 많이 시공되고 있다. 그러나 터널의 경우 화재에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어 화재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의 위험성이 높은 문제점도 안고 있다.
승용차 화재와 같이 비교적 작은 규모의 화재라도 터널에서는 구조 상 연기가 쉽게 배출되지 않아 탈출 시 시야 확보가 어렵다. 또 연기로 인해 터널 내 사람들이 질식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터널의 길이가 1,000m가 넘는 긴 터널의 경우 연기로 인한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2010~2019) 동안 터널 안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6,343건이며 1만4,741명(사망 269, 부상 1만4,472)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률도 4.2%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률(2.1%)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2월 17일 남원 사매2터널 사고는 탱크로리 차량이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운행 중 앞 차량과 추돌해 인화성 물질이 폭발하면서 48명(사망5, 중상2, 경상41)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터널은 구조적으로 반원 모양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 사고 시 전복되거나 옆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뒤차와 추돌 사고로 이어지기 쉽고, 차량전복으로 적재물이 쏟아질 경우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더욱이 위치 특성상 소방관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출동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사고발생 시 대응하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터널 내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대처요령을 꼭 숙지해야 한다.
첫째, 터널로 들어갔을 때와 나왔을 때 눈이 먼저 반응하는 암순응 현상과 명순응 현상이 생기니 진출입 시 가장 먼저 속도를 줄여야 한다. 진입 직후 순간적으로 앞이 어두워 보이는 현상과 터널 진출 직후 빛 번짐으로 앞이 밝게 보인다. 이 때문에 앞에 천천히 가는 차량이나 멈춰 선 차량을 보지 못한 채 추돌할 수 있다. 터널 내에서 선글라스 착용도 삼가야 한다. 또 터널 진입 전 미리 전조등을 켜는 습관을 길러 다른 운전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야 한다.
둘째, 터널은 공간이 좁아 보통 도로보다 공기저항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차로를 바꿀 때 더 많이 차량이 흔들리고 속도를 조절하기 어렵다. 따라서 터널 안에서는 절대 추월하지 말아야 한다. 하얀색 실선은 차로 변경을 금지한다는 뜻이다.
셋째, 터널 안은 어두워서 시야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차량 간 거리감과 속도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넷째,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신속하게 갓길에 주차하고 비상등을 켜 대피해야 한다. 사고 초기에 50m 간격으로 설치된 비상벨로 외부에 사고를 알리며 2차 사고를 막아야 한다.
터널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다면 화점에 대한 초기진화가 최우선이다. 터널 내 50m마다 설치돼 있는 소화기를 이용하거나,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진화를 시도해야 한다. 진화를 해야 더 이상의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탈출 시야 방해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만약 진화에 실패했다면 뒤에 정차돼 있는 차량에 화재 사실을 알리고, 화재가 발생한 반대방향으로 탈출하거나 피난연결 통로가 있을 경우 이를 통해 탈출해야 한다. 사고차량 후방의 차들은 다른 차선에서 통행이 가능하다면 서행해 터널 밖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동이 불가할 시에는 소방차나 구급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차량을 최대한 도로 가장자리로 이동한 후 차량에서 탈출해 대피해야 한다. 차량을 두고 대피할 시에는 비상상황을 고려해 자동차 키를 꽂아둬야 한다.
터널은 화재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 발생 등 위험성이 매우 크므로, 터널을 이용하는 운전자는 평소 터널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감속운전과 안전운행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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