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순이(68세)씨 장기기증, 5명에 새 삶을 주고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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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순이(68세)씨 장기기증, 5명에 새 삶을 주고 영면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1.03.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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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유언대로 장기 기증 실천, 남동생 부부도 몇 년전 순수하게 신장 기증 ...”

지난 7일 오후, 전북대학교병원 등 전국에서 힘들게 투병 중이던 만성 신부전 환자 2명과 간 질환 환자 1명, 각막 이식 대상 환자 2명이 새 삶을 찾았다.

갑작스런 의식소실로 뇌사 상태에 빠진 한 사람과 그 가족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평소 주변 사람들을 아낌없이 도와주셨던 고인은 지난 4일, 갑작스런 의식소실로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입원해 수술을 받았으나 박 씨는 결국 지난 7일 오전 9시 20분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남편과 자녀 등 가족들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신장 1개 및 각막 2개는 전북대병원에서 나머지 신장 1개는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에게 이식됐고, 간장은 대구카톨릭병원에서 이식이 이루어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회복을 위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장기를 기증한 박순이 씨는 평소에도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특히, 기증자 박 씨의 남동생 부부가 몇 년전 서로 전혀 모르는 생면부지의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순수하게 신장을 기증한 바 있어 생전에 기증자도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뜻을 가졌다고 했다.

이번 장기 기증은 남달리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증자 박 씨는 나이가 68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장기를 기증했다.

특히, 간장, 신장, 각막 및 조직까지 기증하여 대부분 나이가 많으면 장기기증이 어렵다는 생각을 전환시키는 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 박성광(신장내과) 교수는 “신장, 간, 심장, 폐, 췌장 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이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뇌사자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기증해 주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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