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첫 전투기 KF-21 보라매
상태바
국산 첫 전투기 KF-21 보라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4.26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우리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 KF-21(보라매) 시제 1호기가 지난 9일 출고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지 20년 만이다.
KF-21은 단군 이래 최대 무기 개발사업이다. 내년 7월 첫 비행을 시작으로 2200여차례 시험 비행을 거쳐 2026년 실전 배치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된다.

KF-21은 이스라엘의 엘타사조차 자신의 AESA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다만 AESA 레이더 개발은 이스라엘 엘타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안다. 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성과를 거둔 것은 개발사인 한화시스템이 시스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KAI는 제트엔진 국내 개발도 조만간 가능하다고 하니 국산화율 100% 전투기를 보유할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
우리가 전투기를 만든다고 하니까 긴장하는 나라도 있었을 것이다. 북한이나 중국이 여기에 속한다. 미국·러시아 등 항공 전력 선진국들도 10~20년이 걸리는 전투기 개발을 독자 개발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T-50과 FA-50 개발이 완료되기도 전이니,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으로 비쳤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미국이 4대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했으니 우리로서는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일부에서는 시간과 개발비용, 시장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전투기 개발은 실익이 없고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했다. 차라리 성능이 좋은 미국 전투기를 사 오는 게 더 쉽고, 안전한 선택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우리가 국산 전투기를 만드는 이유가 따로 있다. 미국 전투기를 운용했을 때 애프터서비스(AS)를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이다. 1대당 1000억원을 들인 F-35A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당시 우리 공군 수뇌부는 보안 절차 때문에 곧바로 전투기 실물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이 전력 노출을 이유로 보안을 까다롭게 요구한 것이다. 특히 그간 우리 돈으로 사 온 한국의 주력 전투기 KF-16과 F-15K를 우리 마음대로 운영하지 못한 점이다. 고장이 나도 핵심 부품을 건드리지 못한 채, 일일이 미국에 문의하고 허락을 받아야 했다. 수리비는 물론 성능 개량 비용도 미국에서 부르는 게 값이었으니 바가지를 씌워도 찍소리 한번 못 했던 것이다.
KF-21은 쌍발엔진을 탑재하고 저피탐 기술을 적용했으며, F-15K보다 무기 장착에선 뒤지나 스텔스 기능에선 앞선다고 한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km), 항속거리는 2900km이며, 무장 탑재량은 7.7톤(t)이다. 미국 CNN은 가격 경쟁력이 미국 해외 판매 기종인 F-35 스텔기보다 우위라고 평가했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전투기 개발은 진입장벽이 높다. 동체에 부착되는 센서를 비롯해 레이더와 엔진, 체계조립 등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첨단 기술이 접목돼야 하기에 전투기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석·박사 학위 소지자에 전문 지식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전투기 개발 분야에서만큼은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다.
KF-21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총 120대가 양산돼 실전 배치되며 총사업비는 18조 6000억원이다. 단, KF-21 단점은 ‘4세대 전투기’와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5세대 전투기’의 중간인 ‘4.5세대 전투기’라는 점이다. 즉 스텔스 성능이 없다는 것이다.
전투기는 스텔스가 생명이다. 적의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기는 적의 방공망을 뚫고 깊숙이 침투해 목표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스텔스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한다면 이 문제도 언젠간 해결하리라고 본다.
지금 미·중의 패권 전쟁이 격화하면서 한반도 주변의 안보 환경도 불안해지고 있다. 북한은 핵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했을 뿐 아니라 핵탄두 소형화를 이미 각종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를 튼튼히 하려면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압도적 군사력을 확보해야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감히 도발하지 못한다.
국산 전투기 개발이 쾌거이긴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도 항공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아 세계 최고의 전투기 미국의 F-22 랩터의 성능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양산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미 5세대 스텔스기를 개발해 배치했고, 미국은 6세대 전투기를 이미 시험 비행했다. 일본도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스텔스기 F-35 105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주변 강국들이 5세대로 무장하는데 우리만 4.5세대에 머무를 수는 없다. 하루빨리 기술을 보완해 5세대, 6세대의 스텔스 기능과 무기 장착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