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늦기 전에 대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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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늦기 전에 대비해야 할 때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5.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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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헌 전주덕진소방서장

최근 저탄소, 친환경사회 전환정책 추진으로 신재생에너지원과 친환경 전기차의 보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요즘 운전을 하다보면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를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말, 국내 보급된 전기차가 14만대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10년 전 채 100대가 되지 않던 때와 비교해 본다면, 이제 곧 전기차의 ‘보편화’ 시대가 도래할 듯하다.

전기자동차는 화석원료를 내연기관에서 연소시켜 구동하는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달리, 내연기관 없이 전기모터와 고밀도 배터리를 사용하여 작동한다. 이러한 차이로 일반 자동차의 내연기관에서 연료의 연소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전기자동차에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자동차가 최근 친환경 대체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국내·외에서 전기차 증가 추세와 나란히 전기자동차 화재 발생 건수 역시 증가하고 있어 전기차 화재의 안전성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작년 말에는 전기자동차 충돌사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하여 전기자동차 화재의 위험성과 그 대처방안에 대하여 다시 한번 검토해 보아야겠다.
전기자동차는 동력원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이 배터리에 일단 불이 본격적으로 붙게 된다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 실험 결과 리튬이온 배터리 연소시 연쇄 폭발 현상인 ‘열폭주 현상’의 발생으로 소화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불이 붙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면, 냉각소화 방법으로는 화재를 진압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고, 전기자동차 차체를 질식소화포로 완전히 덮어, 연소의 필수 조건인 산소를 차단하는 방법까지 실시하여도 불이 쉬이 진화되지 않았다.
이러한 까닭에 전기자동차 화재는 그 대응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일단 불이 붙으면 즉시 차를 안전한 장소에 정차해 엔진을 끄고 전기에너지의 공급을 끊어야 한다. 그리고 119 화재·구조 신고 시에 반드시 차량이 전기자동차임을 알려 이차적으로 발생할 사고에 대비하여야 한다. 만약 신속한 화재 진압이 불가능 할 경우에는 배터리가 가열되어 폭발적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기자동차 화재는 다른화재에 비해 발생 초기에 신속한 대응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재 발생 초기에 ‘자동차화재용 분말소화기’를 사용하여 초기 진화에 성공하여 화재가 배터리로 확산되는 것과 배터리의 본격적인 연소를 막을 수만 있다면 위 기술한 바와 같은 ‘열폭주 현상’의 발생과 같은 화재 진화의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고,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에 역시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역사서 ‘한서’에 ‘곡돌사신’이라는 말이 있다. ‘굴뚝은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는 다른 곳으로 옮긴다’ 는 말로, 앞으로 다가올 재난에 미리 대비한다는 말이다. 이미 전기차가 보편화된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가는 지금,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미리 자동차 화재용 분말소화기를 구비하고, 전기자동차 화재 대처요령을 숙지해 다가올 재난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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