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핫한 전북 국회의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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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한 전북 국회의원2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5.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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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누구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지만, 내 개인 생각으론 사업가라는 사람들은 나서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결국 국회의원직을 자기 사업 확장이나 방어하기에 써먹는 등 그 해악이랄까 폐해가 만만치 않아서다. 가령 이해충돌방지법 등 문제가 불거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해 지금은 무소속이 된 박덕흠 의원을 들 수 있다.
무소속 이상직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2012년 제19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지만, 지난해 9월 24일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와 임금체불 사태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돼 조사를 받게되자 탈당했다. 박덕흠 의원 같은 징계 회피용 탈당인 셈이다.

이 의원의 경우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가령 ‘이상직, KIC 자금창구처럼 활용, 이스타항공 지배해왔다’(한국일보, 2020.9.17.)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자세히 살펴보자. 기사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항공 창업 전 운영했던 회사를 자금창구처럼 활용하면서 이스타항공을 지배해 왔다는 전직 고위 임원의 증언을 비교적 소상히 보도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전직 임원인 A씨는 “이 의원은 계열사 간 복잡한 거래를 이용해 이스타항공에 지원한 자금을 결국 손실 처리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5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확정판결을 받은 이 의원의 친형 이경일씨의 범죄 혐의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A씨는 “이 의원은 이스타를 발판 삼아 정계 진출을 계획하고 성공한 지역 사업가로 불리기 위해 회사 덩치만 키우는 데 주력했다”며 “이스타가 어떻게 성장하게 됐는지, 제대로 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의원이 2012년 19대 의원으로 당선되고 이스타에서 떠났지만, 내부 주요 보직에 측근들을 배치하면서 현재도 지배하고 있다”며, 우선 KIC그룹 배임 가능성을 지적했다. KIC그룹은 철강·플랜트 제조업체로, 이 의원이 2001년 인수한 회사다.
A씨는 “이 의원은 두터운 전북 지역의 인맥을 바탕으로 지역 투자를 받아 이스타항공을 창업했다”며 “항공기 1대로 시작한 이스타를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던 KIC그룹 자금을 별다른 담보도 없이 직·간접적으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10월 설립 당시 새만금관광개발이 최대주주(49.4%)로 참여했는데, 이 회사는 KIC 계열사다.
이 의원은 KIC그룹 지주회사인 에이스2020을 소유하며 KIC→새만금관광개발→이스타항공의 출자 방식으로 지배해오다 2008년 친형을 KIC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그는 이 의원이 10여 개의 KIC그룹 계열사들이 서로 별다른 담보없이 650억 원을 빌려준 뒤 이중 350억 원 가량을 갚지 않고 손실 처리했는데, 이 자금이 여러 단계를 거쳐 이스타항공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의 친형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KIC 등에 7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실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반면 이 의원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 특위에서는 “이경일의 횡령·배임이 이 의원을 위한 것이므로 형제간 공모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바 있다.
A씨는 2017년 이스타항공 태국 현지 총판과 타이캐피털이 합작·설립한 타이이스타젯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 1대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약 378억원의 채무를 지급보증한 것과 관련 “타이이스타젯으로 태국사업을 벌이면서 거둔 수익이 이스타에 들어왔는지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은 별개 회사로 관련이 없다”고 해명해왔지만, 서울회생법원에 제출된 조사보고서에도 이스타항공이 타이이스타젯에 대해 71억6000여만원의 채권을 갖고 있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겼다. 5월 2일 검찰은 이스타항공의 회삿돈 71억6000여만원이 타이이스타젯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튿날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이 이 의원의 차명 회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증언에 불과한 것일망정 사업가가 왜 국회의원이 되어선 안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상조차 안 되는 범죄 혐의라 할 수 있다.
5월 7일 이 의원은 구속된 후 처음으로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허위사실 공표, 사전 선거운동 등 모두 5가지 혐의로 재판중인 법정에 나왔다. 검찰이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는데, 대략 반절쯤으로 선고되는 걸 감안하면 국회의원직 박탈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만 받아도 국회의원직에서 쫓겨난다.
또 다른 혐의로 마침내 구속·기소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지만, 이런 보도만으로도 이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내놓고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렇게 해도 표를 준 지역 유권자들이나 도민에게 안긴 상처가 온전히 치유되진 않을 것이다. 보통의 유권자들로선 도무지 상상조차 안 되는 그런 범죄 혐의의 국회의원이 어쩌다가 우리 지역에서 나왔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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