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충혼불멸비 재건립해 일제 흔적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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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충혼불멸비 재건립해 일제 흔적 지운다
  • 이세웅 기자
  • 승인 2021.05.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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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이 일본식 흔적이 남아있던 충혼비를 재건립해 일제잔재 청산에 나섰다. 군은 다음달 6일인 현충일에 맞춰 순창제일고등학교 내에 국가 현충시설인 충혼불멸비를 재건립해 제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순창군 충혼불멸비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이 고장 출신 전몰용사와 민간인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참전유공자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9년 11월 10일 주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하지만 충혼불멸비의 건립 양식이 일본식 ‘충혼비(忠魂碑)’를 본떠 만들었다는 민간인 제보가 있어 군은 지난 1월 전북동부보훈지청과 광주광역시 일재잔재조사위원회 등에 문의했다. 그 결과 양 기관으로부터 “순창군의 충혼불멸비 건립 형태는 일본식 충혼탑과 일치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군은 지난 1차 추경예산에 사업비 2000여만원을 확보하고 최근 충혼불멸비 교체를 진행했다.
일본식 충혼비는 비석의 끝이 뾰족한 사각형 뿔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일본의 전사자 묘지나 신사 등에 많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광주교대 사회교육과 연구팀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일본은 ‘내선일체’를 강조하기 위해 전사자를 추모하는 사각형 뿔 모양의 충혼비나 탑을 전국 곳곳에 세워 참배를 강요했다고 전하고 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 영령들을 기리는 국가지정 현충시설이 일본식 충혼탑의 모형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것은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다. 1959년 건립 당시, 일제강점기 동안 보아왔던 탑의 형태를 아무 생각없이 주민들이 모방해 건립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순창군수로서 그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이번에 일본식 충혼불멸비를 재건립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앞으로도 충혼비 등 호국영령을 기리는 중요시설에 일본식 잔재가 남아있다면 관련 예산을 확보해 한국의 전통방식으로 바꿔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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