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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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1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5.2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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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10’(전북연합신문, 2021.5.7.)에서 “앞으로 리그 4경기가 남아 있다. 손흥민이 골망을 가르거나 도움을 기록하면 모두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 된다. … 월드 클래스 손흥민 다시 힘내라”라고 쓴 바 있다. 5월 24일(한국시간. 이하 같음.) 38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0∼2021시즌이 막을 내렸다.
먼저 손흥민은 5월 8일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EPL 35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전반 25분 득점포를 가동하며 이번 시즌 22호 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6∼2017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기록한 21골을 넘어서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역사를 새로 쓴 한국 선수의 EPL 신기록이기도 하다. 

리그 17호 골(리그 득점 단독 3위)을 터뜨린 손흥민은 차범근 전 한국 국가대표 감독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기록한 한국 선수 유럽 4대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과도 타이를 이뤘다. 남은 3경기에서 1골만 터뜨려도 ‘차붐’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되는 리그 17호 골이다.
그러나 손흥민의 골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리즈에 1대 3으로 완패해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획득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토트넘은 16승 8무 11패(승점 56)로 7위까지 미끄러졌는데, 이후 치른 3경기가 1승 2패여서 최종 순위가 되고 말았다. 손흥민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7위에 머문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6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는 데 실패했다. 대신 토트넘은 2021∼2022시즌 신설되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유로파 콘퍼런스리그는 유로파의 하위리그다. 자타공인 세계적 특급 공격수 해리 케인은 물론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모양새가 되고만 리그 성적인 셈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풍성한 개인기록을 남기며 2020∼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5월 24일 열린 2020∼2021시즌 EPL 최종전인 레스터 시티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94분을 뛰었다.손흥민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토트넘의 4대 2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 됐다.
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 각종 대회에서 22골(EPL 17, 유로파리그 3, 유로파예선 1, 리그컵 1) 17도움(EPL 10, 유로파리그 1, 유로파예선 1, FA컵 4)으로 39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기존 개인 최다 공격 포인트였던 2019∼2020시즌의 30개를 넘어섰다. 손흥민은 EPL에서 득점과 도움 각각 공동 4위에 올랐다. 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골-10도움 이상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경기 4골로 EPL에서 거둔 자신의 첫 해트트릭이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포함 유럽리그 통산 100호 골을 작성했다. 차범근(98골)을 넘어 아시아 선수 유럽 빅리그 최다골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또 단짝 케인과는 리그에서 14골을 함께 만들며 EPL 한 시즌 최다 합작골 신기록을 세웠다. 케인과 손흥민이 넣은 40골중 14골이 그들의 합작으로 이루어졌다. EPL 통산 손흥민과 케인의 합작골은 34골이다. 첼시의 명콤비였던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가 세운 EPL 통산 최다 합작골(36골)을 넘어서지 못한 채 이번 시즌을 마쳐 아쉬워했을 법하다.
 한편 이날 손흥민과 케인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10초 넘게 포옹을 나눴다. 또 케인이 수상한 득점왕ㆍ도움왕 트로피를 함께 들고 인증사진도 남겼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축하해. 형제여. 상 받을 만했어’라며 축하를 건넸다. 케인이 이번 여름 팀을 떠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어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 장면이다.
이제 관심은 손흥민 거취에 쏠린다. 영국 축구 전문 사이트 ‘풋볼 인사이더’는 5월 25일 “토트넘은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클럽에 남아 있을 것을 자신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만일 (손흥민이) 케인을 따라 이적한다면 차기 시즌 관중석엔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이 덧붙여질 만큼 손흥민의 토트넘 내 입지가 얼마나 견고한지 짐작해볼 수 있다.
5월 26일 2020-2021시즌 유럽 7개 리그(5대 리그+챔피언십(잉글랜드 2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에 걸친 3,809명의 파워랭킹을 공개한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손흥민은 EPL 선수 523명중 파워랭킹 4위를 기록했다. 모하메드 살라ㆍ사디오 마네(이상 리버풀), 메이슨 마운트(첼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손흥민 아래에 위치했다. 명실상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다.
한편 5월 25일 오후 귀국한 손흥민은 이제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하게 된다. 벤투호는 5월 31일 소집돼 다음달 5일 투르크메니스탄,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예선 일정을 치른다. 모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데,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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