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재난 예방을 위한 노력
상태바
여름철 재난 예방을 위한 노력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7.21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창소방서 소방행정과 전종희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로 재해를 예방했던 임금은 성군으로 불렸다. 2020년 여름은 역대 최장이라는 50여일 간의 장마와 함께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하며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순창지역 또한 8월 7일과 8일 500mm가 넘는 폭우로 섬진강변에 위치한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었다. 평생동안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그 한번의 폭우는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게 하였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 부쩍 그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요즈음 장마의 특징은 국지성 집중호우다. 이곳저곳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양의 비를 한곳에 쏟아붓는다. 제방이 무너지고 하천이 범람하며 산사태와 침수, 사망과 실종, 이재민 발생, 이에 따른 재산피해는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올해도 본격적인 장마와 함께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지난 2일과 3일 내린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실종됐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27일 광주전남지역에 시간당 최고 62mm 폭우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접수되었고, 지난 5일과 6일에는 전남 광양의 한 마을에 298mm의 폭우와 함께 산사태가 발생해 80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산사태의 원인으로 마을 중턱의 전원주택 건축을 위한 기초 토목공사 현장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민가를 덮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의 무분별한 개발은 산사태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산을 깍아 만든 건축물, 태양광 구조물 등은 경사가 낮아도 언제든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산사태와 폭우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산림지역에 건축된 펜션이나 전원주택의 축대와 배수로의 정비가 필요하다. 산사태로 인한 인명·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재질의 옹벽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지만, 관련 법령은 콘크리트 옹벽 등 안전장치에 대하여 강제하고 있지 않아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장마철의 폭우 가운데 도로변 곳곳에서 배수관을 정비하는 작업이 쉽게 목격된다. 여름철이 왔으니 배수관을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여기서 말하는 배수관은 전년도에 폭우로 파괴된 배수관을 말한다. 다시 말해 작년에 망가진 배수시설을 이제야 수리하는 것이다. 물론 지자체마다 복구예산 편성과 공사업체 선정, 예산집행의 순서가 있기는 하겠지만 되풀이되는 피해와 복구의 시점이 다시금 다가온 장마철이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늦은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불가항력인 재난 앞에 천재지변이란 용어를 칭한다. 하지만 피해의 책임소재를 놓고는 당국과 피해 당사자 간의 합의점은 좀처럼 찾기 어려우며, 심지어 법원의 판결에서도 사안에 따라 천재지변의 인정을 달리할 만큼 정의가 어려운 사안이다. 피해 이후의 갈등과 보상 논의에 앞서 폭우 등에 대비한 충분한 배수관로 정비·확대 등 재난피해 경감을 위한 조금은 과도하고 적극적인 예방과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하겠다.
폭우가 그치면 본격적인 폭염이 찾아온다. 폭우로 인한 피해를 제거하지 못하면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의 부패로 심한 악취와 함께 오염된 물로 감염병의 우려가 있다.
수해지역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 피부를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음용수는 생수나 끓인 물을 마시고 주기적인 방역활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지난 여름 역대 최장의 장마와 폭우 속에서도 빛났던 자원봉사의 손길을 기억한다. 그들이 흘린 땀은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의 아름답고 따스한 땀방울이다. 폭우 등 기상이변은 화석연료의 사용증가와 무분별한 산림자원의 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며, 코로나 등 신종바이러스의 창궐은 인간의 편의성만을 추구한 자연으로부터의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방관하지 않고, 자연 재난인 폭우와 산사태는 물론 사회적 재난인 코로나19 감염병의 극복까지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