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대답 없는 대리운전 웃돈엔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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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대답 없는 대리운전 웃돈엔 '콜'
  • 서윤배 기자
  • 승인 2021.08.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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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유흥가서 먼 지역 기피
"부르는게 값" 웃돈 요구 만연
윤창호법 영향 기사 품귀현상
수요 몰리면서 배짱영업 성행
장시간 대기·요금도 제각각
얌체운행 횡포에 시민 분통

직장인 A씨는 술로 인한 피로도 문제지만 늦은 밤 집에 돌아가는 방법이 더욱 고민이다. 외곽 동네라는 이유로 대리운전을 불러도 3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은 기본이다. 
운행 후 다음을 기대할 수 없는 외곽 지역은 굳이 ‘콜’을 찍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도심이나 유흥가 인근 등을 가는 손님만 고르고 있는 것이다. 

많게는 5000원 이상 웃돈을 요구하는 등 대리운전 요금은 부르는 게 값이 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시행 이후 대리운전 수요가 늘어나는 틈을 타 전주지역 대리기사들의 ‘배짱 영업’이 도를 넘고 있다. 
최근 A씨는 전주시 인후동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마치고 대리운전을 불렀다가 낭패를 봤다. 
대리운전업체에 연락 후 30여분을 기다렸지만 대리기사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1시간이 넘게 지나 평소 1만3000원이면 가던 거리를 1만5000원이나 지불하고서야 집에 귀가할 수 있었다. 
도심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은 술자리 보다 귀가 방법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회식후면 대리운전을 이용해야만 하는 B씨는 도시 인근마을 집으로 가기 위해 기본 1만5000원에서 웃돈 5000원을 더한 2만원에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했다.
그는 “대리운전 비용이 요금이 정해진 택시비보다도 비싼데다, 대리기사를 부르면 30∼40분씩 기다리기 일쑤로 불편이 심하다”고 말했다.
시내지역에서도 일부 대리운전기사들이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콜을 수락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평소보다 최소 2000~3000원 이상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요즘은 대리기사가 ‘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어쩔 수 없이 극단적으로 음주운전을 선택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실제 한 직장인은 “대리운전을 불러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에 차라리 음주운전을 하자는 생각을 하는 게 사실”이라며 “위험성을 알면서도 다음날을 생각하면 습관적으로 운전대를 잡게된다”고 말했다.
손님이 많은 금요일과 주말에는 1만5000원의 요금을 불러도 거절하기 일쑤다. 유흥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아닌 곳은 이보다도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고, 경유 이동을 요청하면 대리요금은 이보다 더 뛰어오른다. 
대리운전업계 등에 따르면 전주시내 기준 대리운전요금은 1만3000만원을 기본으로 적게는 2000원, 많게는 4000원의 추가요금이 책정된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보여주는 요금일 뿐이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선 운전자의 사고도 바뀌어야 하지만 요금도 적정기준을 정해 일률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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