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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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14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10.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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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손흥민이 돌아왔다. 이렇게 말한 건 지난달 이라크전 이후 종아리 부상이 발견돼 2차전을 결장한 채 팀으로 돌아가서다. 그런 손흥민이 10월 3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 1개의 도움과 자책골 유도로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기록도 이어갔다.
영국 BBC는 “꽤 아름답다. 이는 지난 몇 분간 위협적이기 시작한 손흥민으로부터 창조됐다. 이 한국 선수는 수비수들를 왼쪽으로 끌어냈고, 수비가 호이비에르를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자유롭게 했다. 누구도 호이비에르를 잡지 않았다. 그가 볼을 터치하고 골문 구석으로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며 손흥민의 도움 장면을 보도했다.

최근 손흥민의 활동을 정리해보자. 손흥민·황희찬·김민재·황의조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2차전 경기(9월 2일과 7일)를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하루 늦게 벤투호에 합류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이라크, 레바논과의 홈 2연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는데, 그러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9월 2일 이라크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손흥민은 불과 사흘 전(8월 29일) EPL 3라운드 왓포드전에서 프리킥 골을 터트렸다. ‘아시아 최종 예선’보다 수준 높은 ‘EPL’에서 어떻게든 골을 넣었는데, 대표팀 손흥민은 그러지 못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번에도 슈팅 1개(유효슈팅 0개)에 그쳤다.
‘토트넘 손흥민’과 ‘축구대표팀 손흥민’은 극명하게 다르다는 평가가 있다. 중앙일보(2021.9.6.)에 따르면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을 맡은 2018년 8월 이후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4골(22경기)에 그쳤다. 마지막 필드 골은 23개월 전인 2019년 10월 약체 스리랑카전(2골) 때 터졌다. 가장 최근 득점은 지난6월 레바논과 2차 예선 페널티킥이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인데, 왜 대표팀에서는 득점포가 잠잠할까. 손흥민은 2019년 tvN ‘손세이셔널’에서 “국가대표는 명예롭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자리다. 소속팀에서는 진짜 마음 편하게 한다. 주위를 보지도 않고 슛을 때린다. 하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막상 슛할 생각을…. 찬스가 생겨도 옆을 보고, 공을 패스해주는 상황이 되게 많았다”고 고백했다. 주장으로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손흥민은 지난 9월 5일 화상 인터뷰에서 말한다. “토트넘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밀집 수비하는 팀에 고전하는 면이 있다. (대표팀에서 슈팅을 아낀다는 지적에 대해) 저도 진짜 해결하고 싶고 책임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제가 슈팅을 때릴 찬스가 없었던 것 같다. 안 때리려고 안 때리는 건 아니다. 수비가 타이트하거나 슈팅 자세가 나오지 않을 땐 패스하는 게 욕심을 안 부리는 것”이라고.   
이어 손흥민은 “팀이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자신 있는 슈팅을 더 때리겠다. 고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지만, 그러나 레바논전은 종아리 부상이 발견돼 뛰지 못했다. 팬들의 걱정과 함께 부상을 안은 채 소속팀 토트넘으로 돌아간 손흥민이 경기에 나선 건 지난 9월 20일 열린 EPL 5라운드 첼시전이다.
그 사흘 뒤엔 황희찬 소속팀 울버튼햄과의 카라바오컵 32강전에 출전했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13’(전북연합신문, 2021.9.)에서 “멀리 영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서로 다른 팀 소속으로 맞대결 경기를 펼치게 됐으니 승패를 떠나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하지 않은가?”라 말한 무대가 펼쳐진 것이다.
이는 2018년 2월 25일 크리스털 팰리스 소속이던 이청용과 손흥민이 만난 이후 3년 7개월 만에 이루어진 EPL 코리안 더비다. 손흥민이 후반 교체돼 코리안 더비는 30분가량 전개됐다. 승부차기 끝에 승리는 토트넘이 챙겨 16강 진출을 이뤘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황희찬은 그라운드에서 따로 만나 유니폼을 교환하고 포옹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은 지난 9월 27일 EPL 6라운드 아스널전에서 또다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은 1대 3으로 패했지만, 손흥민의 만회골로 영패는 면했다. 그리고 이건 3라운드 왓포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후 29일 만에 터트린 세 번째 골이다. 그러니까 EPL 5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한 손흥민인 것이다.
한편 손흥민은 10월 1일 열린 2021-22유럽축구연맹 유로파콘퍼런스리그(UECL) 조별리그 G조 2차전 무라(슬로베니아)전에서 해리 케인의 골을 도왔다. 지난 3월 8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이룬 14번째 합작골 이후 거의 7개월 만이다. 무라전의 ‘손케듀오’ 합작골은 오랜만에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월 4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4차전 경기를 위해 다시 국가대표팀이 소집됐다. 7일 시리아와 홈경기를 치른 후 10일 이란 원정경기에 나선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하루 늦게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상 없이 ‘토트넘 손흥민’ 같은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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