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흥민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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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손흥민15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10.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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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해냈다. 지난 7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 홈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국가대표팀의 2대 1 승리를 이루어냈다. 손흥민의 극장골에 적장은 물론 프로 소속팀 토트넘도 들썩였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승리를 안겨준 극적인 결승골이니 왜 안그렇겠는가!
예컨대 시리아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인 침투 능력이 뛰어나 수비하기 어려웠다. 결승골도 넣었다. 손흥민 같은 좋은 선수가 있어 한국이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손흥민이 전후반 내내 시리아에 위협을 가했다. 손흥민이 경기를 지배했다”며 극찬했다.

소속팀 토트넘도 경기가 끝나자마자 SNS를 통해 “손흥민이 경기 종료 1분 전 승리를 이끌어냈다. 역시 우리의 7번”이라며 치켜세웠다. 외신도 가세했다. 비인스포츠는 손흥민의 활약에 대해 “손흥민이 실망스러울 무승부에서 한국을 구해냈다. 프리미어리그 스타 손흥민은 팀이 그를 가장 필요로 할 때 근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고 칭찬했다.
한국의 첫 번째 골은 후반 2분에 나왔다. 황인범이 수비 한 명을 제치고 멋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시리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대로 한국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지만, 그러나 후반 38분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 골문 바로 앞에서 공이 오기만을 대기하고 있던 시리아 선수가 측면 크로스에 그대로 발을 갖다 대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승점 3점 획득이 필요했던 한국은 승점 1점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한국 해설진도 “무승부는 지는 거나 다름없다”고 말할 정도였고, 경기를 지켜보던나 역시 그런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때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떨어진 공을 침착하게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야말로 위기에서 한국을 구한 골이다.
이는 손흥민이 국가대표팀에서 2년 만에 터트린 필드골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 2골 이후 2년 만에 A매치에서 필드골을 터트렸다. 지난 6월 레바논전 골은 페널티킥 상황에서 넣었다. 대표팀에만 오면 주장으로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을 내비친 바 있는데, 그걸 말끔히 불식시킨 승리의 골이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9월 이라크와의 무승부 경기 직후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팀이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자신 있는 슈팅을 더 때리겠다. 고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했고 승리로 이어졌다. 승점 7점을 챙긴 채 원정에 나선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12일 밤 열린 이란과의 경기(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도 골망을 갈랐다.
후반 3분 황인범이 상대 압박을 피해 이재성에게 공을 전달했다. 이재성이 최전방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로 이었다. 빠르게 이란 선수 뒤로 돌아 뛴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와 1대 1 기회를 잡았고, 침착하게 골대 구석으로 차 골망을 갈랐다. 비록 1대 1로 비겨 결승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득점은 나름 의미가 있다.
2009년 2월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때의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원정의 무덤’이라 불리우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공을 넣은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제1호인 1978년 이영무 선수까지 손흥민은 3번째 득점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손흥민의 그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역대 이란 방문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린 대표팀이 ‘아자디 징크스’를 완전히 깨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다.
아쉬운 게 더 있다. 황인범이 ‘벤투호 황태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김민재가 이란 공격수 발목을 잡는 등 돋보이는 수비를 해줬지만, 시리아전에서 보인 황희찬의 여러 차례 허공을 가른 슈팅이 그렇다. EPL에서와 같은 활약을 기대했지만, 이란전에서도 황희찬의 존재감은 약했다. 특히 황희찬 슈팅이 아쉬운 건 그가 국가대표팀 소집 직전 맹활약을 펼친 선수여서다.
지난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한 황희찬은 9월 11일 치른 데뷔전 왓포드와의 경기(4라운드)에서 골망을 갈라 팀에 2대 0 승리를 안겼다. 그뿐이 아니다. 황희찬 개인적으론 데뷔전에서의 1호골이면서 울버햄튼의 시즌 안방경기 첫 득점 선수란 역사도 썼다. 울버햄튼이 안방 3연패의 수렁에서도 벗어나는 골이 됐다.
10월 2일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EPL 7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울버햄튼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4경기 3골을 넣어 단숨에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황희찬이라 할 수 있다. 그런 활약으로 황희찬은 10월 6일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매긴 파워랭킹에서 6011점으로 무려 161계단이나 상승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카이스포츠 파워랭킹은 골·도움·유효슈팅·태클·승패 등 35가지 통계에 대해 선수에게 부여되는 점수를 바탕으로 매긴다. 황희찬은 손흥민과 함께 EPL 사무국이 선정한 7라운드 베스트11에 나란히 포함되기도 했다.  팬들이 대표팀에서도 EPL에서와 같은 황희찬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여하튼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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