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문인이 사랑한 천혜의 자연 품은 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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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문인이 사랑한 천혜의 자연 품은 부안으로
  • 이옥수 기자
  • 승인 2021.11.0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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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유일 국가명승 3곳 지정
체계적 보존·활용방안 모색
명승 탐방코스 개발 지역발전 활성화
권익현 부안군수
권익현 부안군수

 

전국의 기초지자체 중 그중에서도 시(市)지역에 비해 규모가 적은 군(郡)지역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이 3곳 이상인 곳은 가히 손에 꼽을 정도다.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선뜻 생각나는 곳이 없다.
그러나 인구 6만의 전북 부안군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천혜의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힘입어 최근 명승 3곳 지정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부안군 명승은 지난 2004년 11월 17일 제13호로 지정된 채석강·적벽강 일원과 2020년 4월 20일 제116호로 지정된 직소폭포 일원이 있다.
특히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심의회에서 지난 6월 우금바위 일원을 새로운 명승으로 지정 예고해 부안군은 명승이 3곳이나 지정된 전북지역 유일한 기초지자체가 됐다.
부안군에서 가장 먼저 명승으로 지정된 채석강은 부안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서쪽 끝 변산면 격포항에 있다.
이곳의 지질은 선켐브리아대 화강암, 편마암이 기저층을 이루고 있고 중생대 백악기(약 7000만년 전)에 퇴적한 퇴적암의 성층으로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 수 만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와층을 이루고 있어 자연의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이태백이 즐겨 찾았던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해 지어졌다.
채석강에서 약 2㎞ 정도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적벽강에 이른다.
 

 

백사장 뒤편의 죽막마을을 경계로 격포해수욕장과 나눠지며 죽막마을 해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23호인 후박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용두산을 돌아 절벽과 암반이 펼쳐지는 해안선 약 2㎞를 적벽강이라고 한다.
역암과 황토가 뒤범벅이 된 채로 퇴적 산화돼 붉은 색을 띠고 있어 ‘적벽강’이라고 불리며 맑은 물에 붉은 색 암반, 높은 절벽과 동굴 등 빼어난 경치가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채석강·적벽강 인근의 수성당은 칠산 앞바다를 관장하는 개양할미와 8자매를 모시는 당집으로 지금도 해마다 음력 1월 14일이면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직소폭포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산림지역인 내변산에 위치해 있다.
폭포와 화산암에서 생겨난 폭포 주변의 주상절리와 침식지형 등으로 구성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고 자연환경 역시 잘 보존돼 있다.
조선시대의 문인 이기는 직소폭포를 보며 “마치 한 줄기 하얀 비단띠 같다”며 그 유려함을 부드러운 비단에 비유했고 표암 강세황은 직소폭포와 용추, 그리고 실상사를 한 화폭에 담은 진경산수화 ‘우금암도(禹金岩圖)’를 남겼다.
이밖에도 조선시대 많은 문인들의 시문이 전한다.
이렇듯 직소폭포는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감탄과 역사를 품은 곳이다.
우금바위는 천년고찰 개암사와 백제부흥운동의 중심지 우금산성 등 역사·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우금산에 위치한다.
우금바위 아래에는 동굴과 주변의 산세 및 식생이 어우러진 경관적 가치가 높다.
 

 

우뚝 솟은 지형적 특징으로 변산을 바라보는 경관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되는 장소로서의 가치 또한 인정받아 부안의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고려시대 문신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바위굴인 원효방과 관련된 ‘다천(茶泉)’의 설화가 기록돼 있는데 한국 다도(茶道)의 원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도 우금바위를 소재로 한 많은 문인들의 그림이나 시를 남겼는데 강세황이 변산반도 일대를 유람하면서 그린 ‘우금암도’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부안군은 채석강·적벽강, 직소폭포, 우금바위 일원 등 3곳이 명승으로 지정돼 전북에서 단연 으뜸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에 따라 부안군은 명승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채석강·적벽강 일원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가지질공원 지정 등 국가 차원의 관리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추진 등 보존·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약 150억원을 들여 탐방로 정비와 전망대 조성, 관광 이동동선 정비, 소방방재시설 및 방범시설 설치, 보호펜스 정비, 주차장 정비, 전시실 설치, 탐방안내소 설치 등이 추진된다.
직소폭포 일원의 경우 보존과 활용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추진할 계획이다.
직소폭포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선조들이 남긴 그림과 시문에 등장하는 장소를 연구하고 발굴해 탐방객 누구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연구 및 보존과 관광 및 활용이 병행하는 사업이 핵심이다.
부안군은 직소폭포 일원에 약 5억원을 투입해 교육목적 탐방데크 조성, 직소폭포와 분옥담, 선녀탕을 연결하는 신규 탐방테크 설치, 안내판·안내탐방로드·표지판 설치, 촬영명소 포토존 설치 등이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명승으로 지정된 우금바위 일원은 18세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 표암 강세황의 ‘우금암도’ 속의 우금바위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를 확인해 우금바위를 찾는 탐방객 누구나 강세황의 시점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활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우금바위가 자연환경에 의한 풍화 등 훼손을 예방하고 보존할 수 있는 종합정비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시행해 자연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할 방침이다.
약 5억원을 들여 탐방테크 및 휴게시설 설치, 우금바위 일원의 지질학적 가치와 의의 및 우금바위와 연관된 고대 설화 및 역사기록 등을 안내하는 설명판 설치 등이 추진되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과 원효방 ‘다천설화’를 모티브로 한 ‘우금바위, 다천(茶泉)’ 문화상품 개발 및 판매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이들 명승 3곳을 탐방코스로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부안군은 채석강과 직소폭포, 우금바위 탐방코스 개발을 위해 약 50억원을 투입해 부안의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편리하고 친절한 자연유산 패키지 탐방사업을 개발해 추진할 계획이다.
부안군은 현실성 있는 연차별 정비계획을 수립해 명승 정비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문화재 보존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도모할 계획이며 지역주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세부정비사업을 통해 명승 주변지역의 공존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권익현 부안군수 <INTERVIEW>
 
“명승 정비 210억원 투입…새 부가가치 창출 최선”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을 계기로 총 200여억원 예산을 투입해 아름다운 부안의 관광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많은 관광객들이 부안의 명소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과 관련해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강조했다.
부안군은 2004년 채석강·적벽강에 이어 2020년 직소폭포, 2021년 우금바위 등 군단위 기초지자체 중에는 드물게 명승이 3곳이나 지정된 곳이다.
권익현 군수는 “명승 지정은 그 자체로 경관·자연적 가치와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라며 “체계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해 후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명승 지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느끼고 체험하는 명승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부안의 대표 관광자원으로써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권익현 군수는 “채석강·적벽강 150억원과 직소폭포·우금바위 일원 각각 5억원, 명승 탐방코스 개발 50억원 등 총 210억원을 투입해 ‘명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비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유산 패키지 프로그램 개발 등 새로운 관광산업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권익현 군수는 “채석강·적벽강 도보탐방 코스 및 자전거·비치트레인 코스와 부안 명승 트레인 코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부안 3대 명승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 것”이라며 “부안의 명승을 더 많은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탐방하고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추진해 부안관광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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